140명 어린이 연쇄살인범 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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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보고타 AP〓연합]한 콜롬비아 남자가 5년간 거지.장애인.자선사업가.사제 등을 가장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1백40명의 어린이를 유인, 살해한 엽기적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알폰소 고메스 콜롬비아 검찰총장은 전국 11개 주에서 많은 어린이가 이유없이 실종된 후 몸이 묶인 채 절단된 모습으로 발견되는 금세기 최악의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루이스 에두아르도 가라비토(42)를 검거, 범행에 대한 자백을 받아냈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가라비토는 콜롬비아 내 수십개 마을을 배회하면서 어린이들을 음료수나 돈을 주겠다며 꾀어 외진 곳으로 유인한 뒤 흉기로 살해했다.

그는 장애인.사제 등으로 행세하면서 필요에 따라 머리 스타일을 바꾸거나 안경을 써왔으며, 심지어 학교 안에까지 들어가 범행 대상을 물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주로 8세에서 16세까지의 남자로, 대부분이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가난한 결손 가정 출신이지만 외모가 곱상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콜롬비아 수사당국은 지난해 콜롬비아 내 주요 커피 생산지인 페레이라 일원에서 36구의 어린이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되자 특별수사대를 편성, 유사 사건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지난 4월 어린이 성폭행 기도죄로 투옥돼 있던 가라비토를 범인으로 지목, 여죄를 자백받았다.

가라비토는 어린 시절 성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 수사진과 범죄심리학자들은 이같은 경험이 범행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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