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원 발표문 요지] 이기자 '이종찬씨가 고쳐달라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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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본 의원은 언론장악 문건 제보자와 관련해 여권이 온갖 음해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보자를 끝까지 보호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오늘 오후 2시쯤 전 한나라당 출입기자인 평화방송 이도준 사회부 차장이 한나라당사 총재실로 찾아와 이회창 총재에게 자신이 이 문건의 제보자라고 스스로 밝혔다.

본 의원은 李차장이 李총재에게 자신이 문건의 제보자라는 사실을 여권이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스스로 밝혔으며, 특히 이강래씨 부분에 대해 본 의원에게 말한 것과 전혀 다른 내용을 언급하는 등 전후 정황으로 보아 李차장이 여권의 공작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판단돼 이제는 국민에게 모든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따라 이 사실을 밝히게 된 것이다.

<문건입수 경위>

본 의원이 이도준 차장으로부터 이 문건을 입수하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지난 9월 초순께 평소 가까이 지내던 이도준 차장이 회관 사무실로 찾아와 "이종찬 전 국정원장이 나를 불러 '이강래 전 기조실장이 이 문건을 작성해 가져왔는데 어법.표현 등을 보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고쳐달라' 고 해 고쳐주었다.

나중에 이종찬 전 원장으로부터 이 문건이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는 말을 들었다. 언론인으로서 현 정부의 언론에 대한 시각이 너무 역겨워 한번 보시라고 가져왔다" 고 하면서 이 문건을 건네주었다.

<이강래씨 관련>

李차장은 "이종찬 전 원장이 그만둔 후 김대중 대통령이 특별히 불러 여러 임무를 주면서 이강래씨와 한팀이 돼 일하라고 했고, 국정원과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지원을 받아 각종 보고서를 생산, 보고해 왔다.

이종찬 전 원장은 매주 한번씩 대통령과 독대해 보고한다. 그리고 李전원장은 김중권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정길 수석.이강래 실장 등 신주류의 보스역할을 하고 있다" 고 본 의원에게 이종찬 부총재의 역할에 대해 말한 바 있다.

<李기자가 밝힌 내용>

다음은 이도준 차장이 이회창 총재에게 말한 내용을 요약, 정형근 의원이 전달한 것이다.

"이 문건은 나와 인척관계에 있어 여의도 사무실을 내 집처럼 드나들 수 있었던 이종찬 전 안기부장 사무실에서 입수했고, 이것을 정형근의원에게 주었다.

"

"여권측에서는 도청 등을 통해 내가 제보자란 것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사건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여야간 대화를 통해 마무리됐으면 한다. "

"이 문건이 이강래 전 기조실장에 의해 작성됐는지는 모르는 일이며 鄭의원에 대해서도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다만 鄭의원이 이강래 전 안기부 기조실장이 이종찬 부총재와 가까운 관계인 만큼 이강래씨가 이 문건에 관계한 것 아니냐고 묻기에 나는 그럴 수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대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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