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軍 권력장악…총리·주요각료 연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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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슬라마바드 AP.AFP〓연합]파키스탄에서 12일 군사 쿠데타가 발생, 페르베즈 무샤라프 육군 참모총장이 이끄는 군부가 나와즈 샤리프 총리 정부를 전복시키고 권력을 장악했다.

무샤라프 참모총장은 이날 TV를 통한 대(對)국민 연설에서 "샤리프 정부가 모든 국가기관들을 조직적으로 파괴했고 경제를 파탄으로 이끌었다" 고 비난했하고 "정국 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군이 나섰다.

군은 샤리프 총리와 동생, 주요 각료들을 총리관저에 연금하고 4개의 주정부도 해산시켰다. 이를 위해 동원된 병력은 수천명이며 대단히 조직적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파키스탄 중앙은행은 금융혼란 방지를 위해 하룻동안 은행들의 업무를 정지시켰다.

무샤라프는 당시 스리랑카를 방문 중이었다. 샤리프가 무샤라프를 해임하고 후임에 측근 지아우딘 부투 군정보국(ISI)국장을 임명한다고 발표한 직후 쿠데타가 발생함으로써 무샤라프가 해외에서 군부의 행동을 원격 지시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쿠데타 군은 수시간만에 방송국과 공항.정부기관 등 주요 시설들을 접수하고 총리관저를 포위했다.

무샤라프는 군이 장악한 카라치 공항을 통해 스리랑카로부터 돌아왔으며 카라치에서 대국민 연설 TV녹화를 한 뒤 테이프를 수도인 이슬라마바드로 옮겨 방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샤라프는 현재 군이 상황을 통제, 평온한 상태라고 강조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또 최근 국경 분쟁을 빚은 인도를 겨냥해 "어떤 외부세력도 파키스탄의 현재 상황을 악용하려해서는 안될 것" 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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