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급 많아야 집값도 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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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그동안 집값은 주택공급량(계획물량 기준)의 변화에 따라 춤을 췄다. 아파트를 많이 지으면 그 효과가 몇 년은 지속하고 반대의 경우엔 집값 상승이 뒤따랐다.

이런 사이클은 1998년의 환란이라는 '피치 못할'경우를 제외하고는 궤적이 같았다.

㈜이넥스하우징이 건설교통부의 연간 주택공급 실적과 국민은행의 집값 변동률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한'장기주택시장 동향'조사에 따르면 86~88년 연간 30만가구 안팎의 공급량에 허덕인 국내 주택시장은 88년 17% 상승이라는 된서리를 맞더니 89년 12%, 90년 19%라는 살인적 상승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오름세의 불길은 신도시 건설로 잡혔다. 90년 가장 많은 75만가구에 이어 신도시 조성이 한창이었던 96년까지 매년 55만~68만가구가 공급됨으로써 주택시장이 급속도로 안정됐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의 공급 부족 파급은 2001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2001년 7%나 올라 불안감을 주더니 2002년에는 급기야 17%나 올랐다.

문제는 분양권 전매제한 등의 각종 규제로 올해 이후에 공급물량이 줄어든다는 데 있다. 올 계획물량이 35만여가구에 불과하고 내년에도 30만가구 안팎에 그친다면 2006년 이후에는 집값 상승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넥스 하우징 김신조 사장은 "이제까지의 주택시장은 수급상황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따라서 각종 규제보다는 적정 물량 확보를 통한 시장 안정화가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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