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상軍 체첸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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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모스크바〓김석환 특파원] 체첸에 대한 러시아의 지상군이 투입돼 체첸-잉구셰티아 국경마을인 잔다크.갈라이티 2개 마을 고지대를 점령했다고 러시아 언론과 국방부 소식통들이 30일 밝혔다.

그러나 어떠한 공식성명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과 에코 모스크바방송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다게스탄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이 국경을 넘어 체첸 영내로 진입, 전략적 요충지를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은 체첸 영내에 완충지대 구축이 목표며 다게스탄의 키즈랄 지구에 주둔 중인 전차부대도 10월엔 체첸 영내의 그데르메스 지역을 제압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레닌그라드 지역을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도 "체첸 내 2개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에 러시아군이 있다" 고 시인했지만 체첸 영토 내에 러시아 지상군이 진입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푸틴 총리는 대신 "러시아에 체첸국경이란 없다. 체첸지역에 진입했다면 그것은 정부의 합의된 결정에 따른 것이다. 체첸은 러시아 연방의 일원일 뿐이다. 나에겐 모든 것이 명확하다" 고 말해 지상군 투입을 사실상 인정했다.

국방부와 합참본부의 당직실과 공보실도 체첸에 대한 지상군 투입 사실에 대해 일체의 공식 언급을 삼간 채 "언제 우리가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 고 답변했다.

한편 체첸-잉구셰티아 국경에 파견된 러 RTR-TV 취재팀은 러시아군이 체첸과 잉구셰티아 국경지대의 봉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완충지역을 구축 중이며 7일째 계속되는 공습으로 잉구셰티아 공화국으로 탈출한 체첸난민의 숫자가 6만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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