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오현의 초등 영어 카운슬링 - 책읽기 습관 기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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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도서관, 영어와 친해지는 첫 걸음

책읽기가 그 어떤 영어 공부법보다 좋은 방법임은 누구나 알지만, 막상 책 읽히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무작정 책을 읽힌다고 해도 영어 학습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고가의 영어책을 분야별로 여러 권 구비해 놓기도 부담스럽다.

영어도서관은 이런 고민들에 대한 탈출구가 될 수 있다. 염가에 양질의 책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효과적인 독서 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고 배울 수 있다. 영어도서관에 따라 독후활동과 전문적인 독서 지도가 이뤄진다. 읽기 능력 진단 평가를 통해 맞춤형 추천 도서를 제안하거나 독서활동 성취에 대한 리포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효과적인 영어교육을 할 수 있는 학부모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또 책들이 단계별·주제별로 분류돼 있어 자신에게 맞는 책을 보다 쉽게 골라 읽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영어도서관의 프로그램이 아무리 훌륭해도 아이가 도서관을 좋아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먼저 도서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 과정을 거치도록 한다. 첫 방문부터 급하게 책을 권하기 보다는 도서관을 둘러보며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게 배려한다. 열람실은 물론 매점, 휴게실, 화장실까지 새로운 공간을 탐험하는 기분으로 돌아본다. 사서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얼굴을 익히는 것도 좋다.

집이든, 영어도서관이든, 서점이든 영어 독서 지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책과 친해지기’다. 영어책에 대한 호감을 형성하고 그 관심을 지속할 수 있도록 레벨에 맞는 책과 관심을 가지는 책을 함께 읽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떤 책을 권할지 막막하다면 이미 읽어본 번역본의 원서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줄거리와 등장인물을 알고 있는 만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영어도서관을 방문하는 횟수가 늘고, 독서카드에 읽은 책이 쌓여가더라도 생각 없이 읽기만 한다면 소용이 없다. 기계적으로 영단어, 영어문장을 읽어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즐기면서 머릿속으로 다양한 상상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생각을 다시 표현해보는 것이 좋다. 부모가 책을 읽어줄 때도 내용을 일일이 번역해주기 보다는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과 교훈을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도서관을 다녀올 때마다 읽은 날짜, 책 제목, 작가, 줄거리, 자신의 느낌을 간략하게 노트에 적게 하면 영어 독서량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성취감도 적지 않다.

송오현 DYB최선어학원 원장
고려대 졸, 『중학교 첫시험 특목고 합격 결정한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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