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간편한 질량 측정법 한국교수가 공식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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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천체 물리학자가 블랙홀을 쉽게 관측해 질량을 측정할 수 있는 공식을 완성했다.

고등과학원은 14일 물리학부 이인수 (李仁秀.사진) 교수가 미 하버포드대 스티븐 본 교수와 공동으로 블랙홀에서 나오는 전자파 (라디오파) 와 X - 선만을 가지고 간편하게 블랙홀의 질량을 잴 수 있는 공식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블랙홀 측정법은 블랙홀을 확인해 질량을 재기까지 1년여 기간이 필요했으나 새 공식을 이용하면 빠르면 세 시간, 길어도 며칠만에 측정할 수 있다.

고등과학원은 李교수가 이 공식을 이용, 질량이 알려진 기존의 10개 블랙홀의 질량을 측정해 본 결과 기존의 블랙홀 측정법으로 얻어진 질량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새 공식은 블랙홀에서 나오는 라디오파와 X - 선의 시간당 방출에너지및 빛 알갱이 숫자를 측정하고 블랙홀을 중심으로 '원반형태를 이루는 물질 (ADAF)' 의 온도.밀도.자기장의 세기를 대입해 질량을 산출하는 것. 지금까지는 블랙홀 주위를 도는 별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블랙홀을 확인, 질량을 계산해 왔다.

고등과학원 김정욱 (金正旭) 원장은 "우주 생성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우주공간 속 질량의 분포" 라며 "이 공식을 이용해 블랙홀을 찾아내 각각의 질량을 알아내면 우주의 생성원리를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李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미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에서 15~17일 미 항공우주국 (NASA) 이 주최하는 콤톤 심포지엄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 블랙홀 = 천체의 물질 중 밀도가 매우 크고 중력이 세서 주변의 모든 물질을 빨아들이며 빛조차 빠져나가지 못하는 물체. 지구의 질량을 그대로 두고 크기만 5㎝정도로 압축하면 블랙홀 정도의 밀도와 중력을 지니게 된다.

각 은하계 중심에 1~2개씩은 반드시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우리 은하에서만 10여개의 존재가 확인됐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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