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가계 빚 9조 늘어…주식투자·외상구매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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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올 상반기 경기 회복으로 소비가 늘고 증권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지난해말에 비해 6조3천억원 늘어났다. 또 같은 기간 할부로 물건을 사고 남은 할부금잔액도 2조7천억원 (15.2%) 증가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상호신용금고.보험사.신용카드사 등 금융기관의 지난 6월말 가계대출 잔액은 1백72조1천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6조2천9백40억원 (3.7%)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가계대출이 8조1천억원 줄었었다.

올 상반기 가계대출을 용도별로 보면 일반자금 대출이 7조원 증가한 반면 주택자금 대출은 오히려 7천억원이 줄어들어 이 기간중 가계가 빌린 돈이 주택 구입.임대와는 무관한 곳에 쓰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에 대해 "2분기중 증시활황으로 주식투자 관련 차입이 늘어난 데다 은행 신탁대출 등 고금리로 빌려쓴 돈을 갚기 위해 새로 빌린 돈이 늘어난 데서 비롯됐다" 고 설명했다.

특히 이 기간중 신용카드 대출이 현금서비스를 중심으로 5천2백65억원 늘어난 것은 현금서비스 이용 최고 한도 (70만원)가 폐지된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편 가계가 할부금융.신용카드.판매회사 (백화점.자동차.가전회사)에서 물품을 외상으로 사고 남은 할부금 (판매신용) 도 지난 6월말 현재 20조5천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2조7천억원 (15.2%) 이 늘었다.

판매신용은 지난해 하반기에 경기침체로 1조5천억원 줄었으나 올들어 뚜렷한 소비회복으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은 올 상반기에 9조원이 늘어나 지난 6월말 현재 1백92조6천억원의 잔액을 기록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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