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점점이 수놓은 섬들 우주센터 건립엔 골칫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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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우주센터 (로켓 발사장) 로 적합한 지역을 고르는데 국내외의 섬들이 '목에 가시' 로 등장했다.

한 관계자는 "센터 건립 유력지로 거론되는 곳 모두 발사장 전방에 늘어서 있는 유인도 (有人島)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최적지로 꼽히는 지역은 전남 고흥 (외나로도) 과 경남 남해 (상주) 의 해안지대. 이들 지역은 제주와 일본을 피해 북태평양의 공해상으로 로켓을 날려보내기에 상대적으로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

문제는 이들 후보지역 남쪽으로 점점이 놓여있는 섬들. 외나로도 남방 15㎞쯤 거문도.광도.평도가 떠있고, 상주 남향으로는 대부도.안도가 약간 비켜서 있다. 발사장 전방에 유인도가 있으면 로켓 발사시 주민대피 등 안전 조치가 있어야만 한다.

전문가들은 이들 유인도의 안전을 고려하고, 일본.제주 상공을 피해 로켓을 날려 보내려면 좌우 발사각이 10도를 넘기 힘들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는 발사 전면이 확 열려있다시피한 미국의 케이프 케네디우주센터나 남미 쿠루기지 등에 비해 크게 불리한 것.

각이 작을수록 정교한 발사기술이 필요한 것은 자명한 사실. 이 때문에 로켓 발사에 관한 한 걸음마 상태인 우리 나라로서는 충분한 발사각 확보가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또 멀리 떨어진 외국의 섬도 문제. 필리핀 동북부 해상의 남사군도 (스프래틀리 제도) 는 3단 로켓을 쏠 경우 2단 로켓의 분리가 예상되는 해상과 그리 멀지 않다.

한 로켓전문가는 "사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가 발사장 건립에 썩 좋은 것은 아니다" 라며 "하지만 제대로 기술축적만 된다면 이런 난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지역적으로 발사 여건이 최악인 북한이 지난 해 그런대로 로켓을 공해상으로 날려보낸 것을 보면 남해안은 훨씬 유리한 조건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대덕단지 =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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