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햇살…ELS(주가연계증권) 로 돈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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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올 초 주춤했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ELS 상품을 출시해 이달에만 새로 나온 상품이 20여개에 달한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로 채권금리와 예금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투자할 곳을 잃은 돈이 ELS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주가회복에 대한 기대감▶원리금 조기회수 가능성▶실세금리보다 높은 수익(연 7~11%) 등도 ELS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 잘 팔리는 ELS=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부자아빠 듀엣 ELS펀드'를 판매했다. 이 상품은 총 430억원이 팔려 이 회사의 ELS 평균 판매고(200억원)의 두배에 달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우량주식이 폭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ELS를 많이 사고 있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은 지난 6월 ELS판매실적이 10억원이었지만 7월에는 43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삼성증권도 지난 6월까지 조기상환형 ELS를 5200억원어치 판매했다.

기업.기관투자가 등 특정 고객의 수요에 따라 설계된 사모 ELS 판매액도 크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모 ELS 판매액은 지난 7월 말까지 1조655억원으로 지난해 1년 동안 판매금액(9906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또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 ELS 판매금액은 1조4941억원으로 지난해(2조4766억원)의 60% 수준이었다.

◆ 다양해진 상품형태=삼성전자.LG화학.국민은행 등 2~5개 우량 종목에 연계된 '개별종목형', 은행 이자처럼 일정기간마다 꼬박꼬박 배당금이 지급되는 '쿠폰지급형', 주가지수와 상관없이 최소수익이나 원금이 보장되는 '원금보장형' 등 세 가지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개별종목형은 주가가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종목으로 구성돼 있을 경우 고객에게 불리하다. 또 여러 종목 중 수익률이 낮은 종목을 수익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어떤 종목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쿠폰지급형은 일정기간마다 연 7~8%의 고수익을 지급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품이 조기 상환 권리를 투자자가 아닌 증권사가 갖고 있어서 증권사가 조기 상환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마지막 기간에 주가가 폭락할 경우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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