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연착륙 시켜라' 美 곧 금리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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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24일 (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의 금리결정에 전세계 금융계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이날 발표될 미국 금리정책의 향배와 그에 따른 금융시장의 반응이 앞으로 미국 경제의 진로와 국제 자금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 금리인상 전망 = 현재로선 단기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5%에서 5.25%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간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의장의 발언과 각종 경기지표를 감안할 때 일단 소폭의 금리인상을 통한 인플레 예방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더구나 최근 달러값이 주요통화에 대해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동안 미국의 물가안정에 효자노릇을 해온 수입물가가 환율 하락폭만큼 오르고 있다.

안으로는 경기과열의 우려가 가시지 않는 가운데 밖으로부터는 물가상승 요인이 가세하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FRB의 불가피한 선택이란 얘기다.

◇ 금리인상 파장 = 일단 미 국채금리와 부동산 저당대출금리 등 미국내 실세금리는 이번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이 이미 상당부분 반영된 상태다.

문제는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 동향이다.

미 주식시장이 금리인상을 계기로 급격한 조정 (폭락) 을 겪을 경우 미국 경제의 연착륙은 물건너 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급격한 소비위축에 의한 경기의 급랭 (急冷) 이 우려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미국 경제 자체가 호황에서 불황으로 급전직하 (急轉直下) 하는 것은 물론 가까스로 경기회복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세계 경제에도 적지않은 부담이 된다.

따라서 증시는 이번 FRB의 금리인상 여부보다 오히려 향후 정책기조를 현행 '중립' 에서 '긴축' 으로 바꿀 것인지에 더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립을 유지할 경우 투자자들은 더 이상 올해안에는 금리인상이 없다는 것으로 간주, 오히려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FRB의 고민 = 가장 걱정하는 것은 눈앞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아니다.

인플레는 금리인상으로 잡을 수 있지만 자칫 강도조절에 실패하면 디플레이션의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 많다.

이 때문에 그린스펀 의장의 고감도 처방술에 의한 세심한 미조정 (fine tuning)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제 '강한 달러' 의 신화가 사그러들고,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를 메워주던 국제 투자자금이 미국 밖으로 발길을 돌리는 상황에서 들뜬 미국 경제를 안전하게 내려놓는 일이 그린스펀의 손에 남겨졌다.

워싱턴 = 김종수 특파원,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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