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증시전망] 자동차·조선등 단기매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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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올들어 주식시장에 일어난 변화 중 가장 특징적인 것은 간접투자의 확산에 따른 기관화현상이라 할 수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5월이후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견고한 매수세를 지속하며 주가 상승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불거져 나온 대우사태로 자본시장 전반에 두 가지 큰 변화가 발생했다.

그중 하나가 금리 상승으로, 지난주 말 3년만기 회사채 금리 (유통수익률)가 9개월만에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했다. 다른 하나는 자금이 증시와 투신권에서 은행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마침 부동산 시장도 들먹거리고 있어 이같은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주식시장의 수급 상황은 아직까지는 양호한 상태지만 이것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증시로부터의 자금 이탈 현상이 심화된다면 시장 구도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2분기 9.8%라는 과열이 우려될 정도의 높은 경제성장률, 12월 결산법인의 기록적인 반기실적 호전, 엔화강세에 의한 수출경쟁력 제고 등 긍정적인 요소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가가 경기보다 앞서 나타나는 '선행성' 을 감안할 때 이런 호재는 이미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되었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수익증권 환매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있는 기관투자가의 불안한 매매행태와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증시 이탈 등으로 시장의 변동성은 높아만 가고 있으며 투자위험 또한 증폭되고 있다.

"위험을 지는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는 것이 투자론의 기본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부담해야 할 위험에 비해 기대되는 수익이 너무 작고 불확실한 시점이다.

이번 주에는 무엇보다도 엔화강세 현상의 지속 여부와 함께 지속적인 매도우위를 보이다 지난주 후반 이틀 연속 2백억~3백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투자가들의 움직임이 주목거리다.

투자가들은 증시주변 자금의 이동현상과 엔화의 움직임, 외국인 매매동향을 주시하되 기본적으로는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엔화강세의 수혜대상인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단기 매매를 택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정병선 <신흥증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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