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전셋값 수직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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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수도권 신도시의 전셋값이 이달 들어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잠실.반포 등 서울 저밀도지구의 재건축 사업이 구체화되면서 강남지역과 분당 아파트 전세가가 이달 들어서만 평형에 따라 1천만~2천5백만원 가량 치솟았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저밀도 재건축 아파트가 본격 철거될 경우 전세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반포동 삼호가든3차 45평형의 경우 이달 초 전셋값이 1억7천만원이었으나 지금은 1억9천5백만원에 호가되고 있으며 개포동 현대2차 32평형도 1억3천5백만원으로 이달 초보다 1천5백만원 올랐다.

개포동 율산부동산 관계자는 "값은 둘째고 물건이 귀하다 보니 전세 매물이 나오면 바로 소화되고 있다" 며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집주인들이 전세매물을 회수해 가 전세 품귀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분당도 수요가 몰리면서 이달 들어 전셋값이 급등, 정자동 한솔청구 38평형은 1억4천5백만원, 하탑동 탑대우 아파트 48평형은 1억5천만원으로 이달 초에 비해 1천5백만원씩 올랐다.

아파트 밀집지역인 서울 상계동.목동도 마찬가지. 상계동 현대1차 32평형은 이달 초보다 7백50만원 오른 7천2백50만원, 목동3단지 45평형은 1천5백만원 오른 1억6천5백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외환위기 이전처럼 주택이 완공되기 전에 전세계약이 이뤄지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S건축이 서울 서초동에 짓고 있는 10가구 규모의 원룸형 주택은 공사 도중 평당 3백만원, 총 3억9천만원에 전세계약이 성사됐고 조만간 완공예정인 서교동 12가구짜리 건물도 전세가 모두 나갔다.

서울부동산컨설팅 정용현 사장은 "불황으로 미뤘던 결혼이나 분가 (分家)가 활발해지는데다 재건축에 따른 전세 수요가 폭증하면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셋값 급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며 "본격적인 이사철이 닥치기 전에 이사를 서두르고 다세대.다가구주택에 전세를 얻는 것도 고려해 보는 게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김남중.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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