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케터 여성 유망직종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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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혼인 전미정 (27) 씨는 미국계 라이나생명보험에서 텔레마케팅 생활설계사로 일한지 두달만에 월수 2백50만원을 올리는 베테랑 영업사원이 됐다.

기업체를 그만둔 뒤 학원에서 30시간 교육을 받고 맡은 업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반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미지의 고객 1백여명에게 전화거는 일이다.

차분하게 고객을 설득하는 낭랑한 목소리가 그의 최대 무기다.

이처럼 전화.팩스 등의 통신수단으로 상품.서비스를 파는 텔레마케터 (TM)가 여성들의 유망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근래 기업체마다 영업비를 적게 들이면서도 판촉효과가 큰 텔레마케팅을 앞다퉈 도입하는 추세인데다 외환위기 이후 부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승부하는 TM이 여성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데이콤 등 대기업에 TM 인력을 공급하고 있는 (주) G&G텔레마케팅교육개발원 김광수 사장은 "한달에 80명 가량을 교육시켜 거래 업체에 파견하고 있지만 요즘엔 공급이 달린다" 고 말했다.

임시직을 포함해 TM 활동인구는 대략 10만명에 이른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생명보험회사가 보험모집 방식을 텔레 마케팅으로 전환하는 등 관련 수요가 근래 급증해 연내 15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예전에는 30~40대 주부들이 부업삼아 TM 일을 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환란 이후 여성취업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20대 미혼여성들이 TM으로 사회 첫 발을 내딛는 경우도 많아졌다.

근무형태는 통신회사의 전화가입 판촉 텔레 마케팅처럼 재택 근무하는 경우도 있지만 PC를 활용한 텔레마케팅이 많아지면서 사무실에 정식 출근해 일하는 경우가 많다.

보수는 수십만원 가량의 기본급에다 영업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얹어 받으며 실적이 좋은 사람들은 월 2백만원 이상의 수입을 거뜬히 올릴 수 있다.

유능한 TM이 되려면 제대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실직자를 위한 각종 취업강좌나 사회복지관.여성의 집에서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근래엔 TM 대행업체들이 강좌를 열어놓고 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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