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씨랜드' 수련원 불…어린이등 23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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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발생한 경기도 화성군 서신면 백미리 궁평리유원지내 '씨랜드 청소년 수련의 집' 화재참사는 예고된 재난이었다.

컨테이너로 불법 급조한 데다 소방대책이 전혀 없는 수련원 건물, 안전대책이 없는 여름캠프 운영 시스템, 어린 유치원생들을 인솔교사도 없이 재운 유치원측의 부주의, 화재신고 및 소방차 출동의 지연 등이 합쳐져 일어난 참극이다.

이날 화재로 황소희 (7.여.서울 송파구 문정동 소망유치원) 양을 포함, 어린이 등 23명이 현장에서 불에 타 숨지고 김이현 (6.여.소망유치원) 양 등 3명이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또 3층짜리 수련원 본건물 6백20평이 전소되고, 7천2백만원 (경찰추정) 의 재산피해를 냈다.

불이 날 당시 어린이들이 모두 잠들어 있었고 건물 천장과 외벽이 스티로폼과 나무 등으로 마감돼 있어 불이 순식간에 번졌다.

여기에다 건물 일부가 붕괴되면서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밝혀졌다.

건물을 이루고 있는 52개의 컨테이너 중 10개는 붕괴됐고 일부 전소되지 않은 컨테이너 객실에는 타다남은 이불과 어린이 가방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어 아비규환이었던 화재 당시를 짐작케 했다.

화재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숙소에 피워 놓았던 모기향이 옷에 옮겨 붙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화재를 처음 목격한 천경자 (千慶子.37.소망유치원 원장) 씨는 "인솔교사들과 314호 출입구에서 간식을 먹고 있는데 밖에서 어린애들의 비명이 들려 문을 열어보니 301호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고 말했다.

경찰은 씨랜드 대표 박재천 (朴在天.41) 씨를 건축물 구조변경과 소방시설 미비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이다.

경찰은 또 그동안 소방점검이 한차례도 없었던 사실을 밝혀내고 소방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키로 했다.

화재 당시 이 수련원에는 소망유치원 어린이와 화성 마도초등학교 5~6년생 등 4백96명의 유치원생 및 초등학생과, 47명의 인솔교사 및 사진기사 등 5백44명이 1박2일 과정의 갯벌체험을 위해 입소해 있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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