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민씨 석방용으로 어떤 카드 꺼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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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대는 민영미씨 석방을 위해 북한에 어떤 카드를 제시했을까.

6일째 끌어오던 閔씨 억류가 전격 해결되면서 현대 - 북측간의 '타협'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능성있게 제기되는 카드는 ^지난 3월 인도양에서 발생한 만폭호 사고에 대한 보상^閔씨 석방에 대한 상당한 보상금^금강산 독점 개발권 명시 문건과 관련된 양보 등이다.

현대측은 "어떤 형태의 보상금이나 양보도 없었다" 고 펄쩍 뛴다.

하지만 과연 북한이 '상당한 보상' 없이 閔씨를 풀어줬을까 하는데는 의혹이 남는다.

만폭호 보상과 관련,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이 베이징으로 가기 직전인 22일 현대상선 김충식 사장이 베이징을 방문, 북측과 만폭호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여 이런 추측을 강하게 한다.

만폭호 사고 당시 37명의 선원이 전원 사망했는데, 북측은 이들에 대한 위로금 등을 계속 요구해 왔었다.

현대가 지난 5월말 이후 계속 북측에 요구해온 금강산독점개발권 명시문건을 놓고 '뭔가 양보하지 않았나' 하는 해석도 있다.

이밖에도 북측이 閔씨 억류를 풀면서 석방 보상금을 별도로 요구했을 것이란 분석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물론 개별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 없이 북측이 '선석방 후협상' 카드를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북한 입장에서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될 경우 당장 한달에 8백만달러란 현금 수입원을 잃게 된다.

게다가 다른 경제적 손실이 엄청나다는 점에서 閔씨의 억류가 장기화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북한은 현대에 대해 금강산 관광사업을 조속히 재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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