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초점] 폭등 인터넷株 거품인가 미래가치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온기선 동원증권 실장]

올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인터넷 기업 주가에 거품이 들었다는 주장과 인터넷 기업에는 제무재표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미래가치가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다.

거품론을 제기하는 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 기업분석 실장과 올들어 코스닥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인터넷 기업중 하나인 골드뱅크커뮤니케이션스 김진호 사장의 의견을 들어본다.

국내 인터넷 관련 기업의 주가는 한마디로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 예컨데 전자상거래의 경우 앞으로 초고속 성장을 지속하리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그것이 개별기업의 사업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자상거래는 진입장벽이 대단히 낮은만큼 누구든지 아이디어만 있으면 소액의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그만큼 판매 마진이 박하며, 심지어 물건을 팔면 팔수록 적자가 더 커지는 경우도 많다.

포털사이트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포털 업체들은 자신의 사이트에 방문하는 고객이 많을수록 더 많은 광고를 유치하고 광고 단가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에 있어 포털은 그야말로 관문 (關門) 일뿐이지 궁극적으로는 가려하는 목적지 사이트가 아니다. 이것이 포털서비스 사업의 한계다.

또한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언어.문화적 장벽으로 전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할 수도 없고 네트워크 장비나 관련 소프트웨어도 핵심제품은 소수 미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인터넷 관련 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주식을 사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투자다.

[김진호 골드뱅크 사장]

인터넷 관련 기업에 대해선 두가지 편향된 견해가 있다. 이른바 '묻지마 투자식' 의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과, 기존의 잣대로만 인터넷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려는 자세다.

하지만 인터넷은 분명 세상을 바꾸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파생되는 각종 서비스 규모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확대될 것이다. 포털사이트 (인터넷에 들어와 처음 접속하는 곳) 를 단순히 거치는 장소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인터넷 시대에서 기업의 가치는 단순한 재무제표보다는 얼마나 많은 방문자를 끌어들이고, 그들 중 얼마를 열성적인 고객으로 확보하느냐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이에 대한 정당한 평가없이 거품을 이야기하는 것은 온당치않다. 인터넷 사업의 핵심은 소비자 중심의 상거래와 오락.문화 등 각종 서비스가 제공되는 가상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연 많은 자금이 필요하며 골드뱅크의 경우 코스닥을 통한 자금조달로 사업확장이 가능했다.

가능성 있는 기업들이 코스닥 등록을 속속 추진하는 상황에서 거품론만을 지나치게 부각한다면 자칫 벤처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 자체를 무너뜨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