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우량주 찾기 안정성·성장성 '입맛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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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어떤 종목을 살 것인가.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반기실적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저평가된 우량주를 찾아내는데 쏠리고 있다.

저평가 우량주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흙속에 묻힌 진주' 격이다. 그러나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다.

'저평가' 라는 기준 자체가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라서 개인투자자들이 좀처럼 찾아내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어차피 우량주를 찾는 것은 '미인대회' 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 자신의 선호도가 가장 큰 기준" 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든 기준을 충족시키는 종목은 사실상 찾기가 어려운데다 그런 종목들이라면 이미 주가가 크게 오른 상태라서 어느 정도의 모험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 안정성을 원하면 항상 실적 우량주에 투자하라 = 과거 실적이 지속적인 호전추세를 보여온 주식들은 안정성면에서 최적이라고 볼 수있다. 상장종목들을 잘 살펴보면 IMF시절에도 지속적으로 이익이 증가해온 별종 기업들을 찾아낼 수 있다.

주식투자의 가장 기본지표인 주당 순이익이 3년 연속 증가한 종목들을 신한증권이 골랐다. 최근 기관들이 유동성이 적은 종목들을 기피한다는 점을 고려해서 중소형주들의 경우 액면분할로 주식수가 크게 늘어난 종목들을 골랐다고 이 증권사 투자분석부 관계자는 말했다.

그러나 이런 종목들은 그동안 투자전문가들의 집중 매수대상에 올랐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지나친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약간 높은 목표수익률을 정해 놓고 목표가 달성되면 과감히 팔아버리는 전략을 사용한다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고수익을 노리는 경우는 성장성을 봐야한다 = 물론 위험이 따른다. 주식투자 격언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크게 먹으려면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 이라는 말이 있듯이 성장성이 좋은 기업들 가운데는 재무실적이 썩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성장성을 가늠하는 기준으로는 매출액 증가율, 순이익증가율, 경제적 부가가치 증가율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무난하다는 것이 분석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동원증권은 올해를 포함해서 향후 2년간 매출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20개를 뽑아 선보였다. 매출액 증가율은 클 것으로 보이지만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제외시켰다.

동원증권의 온기선 투자분석실장은 "아무리 성장성이 우수해도 부도날 위험이 있는 기업이라면 차라리 외면해버리는 것이 좋다" 고 조언한다.

◇ 성공적인 구조조정 기업들도 주목할만 하다 = 재무비율이 일관되게 호전추세를 보이지 않더라도 활발한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은 예상밖의 수익을 내는 '다크호스' 가 될 수 있다고 종목분석가들은 귀뜸한다.

IMF이후 자의반 타의반으로 구조조정을 치르고 있는 기업중에는 벌써 가시화된 재무개선 실적을 보이는 경우도 많이 있다.

메릴린치는 '다운사이징' 과 재무구조개선 등에 성공적인 기업 40개 (금융업을 포함하면 46개) 를 뽑아 추천했다.

금강개발. 남해화학. 대우중공업. 대한가스.대한항공. 부산도시가스.삼양사.성미전자.신세계. 아남반도체. 한라공조. 한진해운. 현대자동차.현대전자. 현대상선. 호남석유화학. LG반도체.LG전자 등이 그런 종목들이다.

메릴린치는 이들 기업들은 지난해 평균 직원수를 14.0%나 줄였으며, 이것만으로도 올해 영업이익이 평균 24.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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