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박건하, 피나는 부활훈련 우승 주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박건하가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새로운 해결사로 돌아왔다. 실업축구 이랜드에서 활약했던 박은 96년 수원 창단 멤버로 입단해 첫해 14골을 터뜨리며 프로 무대에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97~98년 겨우 4골을 기록하는 부진에 빠지고 말았다. 화려한 수원의 외국인 선수 공격진에 가려 모습을 찾아보기조차 힘들었다.

가장 큰 원인은 지나치게 예민한 성격이었다. 팀과 팬들의 기대가 부담스러웠던지 신경성 위염을 앓으며 파워가 떨어지고 체중마저 들쭉날쭉했다.

수비진과 자주 몸싸움을 벌여야 하는 포워드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월드컵 대표팀에 뽑혔지만 프랑스행 비행기는 타지 못했고 좌절감에 컨디션은 더욱 나빠졌다.

박은 올해 겨울훈련에서 부활을 준비했다. 2월 일본 전지훈련 세레소 오사카와의 친선경기에서 1골.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찾았다.

대한화재컵 조별리그 9경기에 출장, 2골.2어시스트로 수원이 조1위에 오르는데 기여했다.

그리고 샤샤가 빠졌던 대한화재컵 결승 2차전 최전방에 서서 결승골을 넣으며 수원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고종수처럼 뮤직 비디오를 찍고 싶다" 는 농담까지 던지며 4년차다운 여유를 보였다.

박은 정규리그 초반 다시 수원의 해결사가 돼야 한다. 서정원.이운재.이기형.고종수 등 주전선수 4명이 코리아컵에 출전할 국가대표로 선발됐기 때문이다. 데니스는 러시아 올림픽대표팀에 차출돼 다음달 9일에야 돌아온다.

김호 감독은 "박건하는 포워드로서 필요한 재능을 모두 갖췄다. 성격상의 약점만 극복하면 프로축구 최고의 공격수가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양지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