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해외에선] 유럽사이버시장 美아성에 도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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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미국에 크게 뒤져 있는 유럽이 대규모 인터넷 의류매장 '부 (Boo)' 를 개장하면서 반격에 나선다.

이달말 개장 예정인 이 인터넷 기업의 시가총액은 1억2천5백만달러로 지금까지 유럽내 전자상거래 사이트 중 최대 규모다. 루이뷔통.겐조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 LVHM, 이탈리아의 베네통 등 유럽의 유명 의류업체들이 이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회사는 본사를 런던에 두고 스웨덴 출신의 창업자 에른스트 말센을 최대주주로 하고 있는 명실공히 범유럽 기업. 패션업체들은 패션의 본고장인 유럽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미국의 공격에 대항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이 사이버 매장은 유럽산 의류뿐 아니라 미국산 스포츠 웨어까지 판매, 유럽 젊은이들이 미국 사이트가 아닌 유럽 사이트에서 옷을 구입하게끔 유도할 전략이다.

이들이 내세운 비밀 병기는 사이버 판매원 '미스 부' .미스 부는 독일.덴마크.스웨덴어를 능숙하게 구사, 비영어권 국가 소비자들의 쇼핑을 도와줄 뿐 아니라 영국 영어와 미국 영어를 구분해서 서비스한다.

결제 방식도 유로화에서 각국 통화까지 모두 가능하다. 유럽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유통망을 구축, 어느 곳에서 주문을 하더라도 5일안에 배달한다는 원칙도 정했다.

부는 내년부터 스페인.이탈리아어 서비스를 시작한 뒤 궁극적으로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유럽의 총 전자상거래 규모 (약 1억달러) 는 미국의 1% 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비해 낮은 신용카드 사용률과 언어장벽, 시간당 3달러 (3천6백원) 를 호가하는 통신요금, 보수적인 소비 문화 등이 주원인으로 지적된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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