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시장 앞으로 어떨까] 내년 상반기 기지개 켤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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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토지시장은 언제 본격적인 상승국면을 맞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내년 상반기부터 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낙관론자들은 올 하반기부터 투자환경이 좋아질 것이란 진단을 내놓기도 한다.

우선 실물경제와 부동산시장의 연관성에서 실마리를 풀어보자. 지금까지의 경기 사이클을 볼때 실물 경기는 부동산보다 1년 정도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물경제가 올초부터 좋아지기 시작했으니 내년 상반기에 부동산 시장이 크게 호전될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변수도 많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박사는 "실물 경기가 정점을 지나면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게 되는 데 지금의 실물경기 내용이 정상적인 소비의 뒷받침이 안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 라고 말했다.

金박사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하고 올해 성장률의 절반이 그동안 소진한 재고충족에 따라 벌어지는 허수여서 실제 성장률은 2%선에 그쳐 부동산 상승폭도 미미할 것" 이라고 분석했다.

현업 종사자들의 시각은 좀 다르다. 시골정보 장헌기 전무는 "근래들어 평당 3만~4만원 땅을 찾는 수요자가 많아졌다" 면서 "5천만~1억원 가량의 목돈이 토지시장을 기웃거리는 분위기여서 올 하반기부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요즘 토지시장을 선도하는 계층은 주택업체들. 아파트 사업을 위해 땅을 경쟁적으로 매입, 땅값상승에 불이 붙이고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 시장인 전원주택용 준농림지는 여전히 싸늘하다. 그곳에서 농사를 짓고 살겼다는 정착형 수요 외는 선뜻 나서는 사람이 많지 않다.

수요는 없지만 땅값은 많이 올랐다. 물론 호가 (呼價) 기준이다.

가장 관심대상은 증시에 몰려있는 투자자금이 언제 부동산으로 유입될 것이냐는 점이다.

분위기는 어느 정도 무르익었으나 선뜻 실행에 옮기는 투자자들이 많지 않다. 그만큼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대개 종합주가 지수가 8백~9백 포인트선이면 증시자금이 서서히 부동산으로 이탈해올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건국컨설팅 유종률사장은 "증시장세가 워낙 강해 투자자들이 부동산을 안중에 두지 않고 있다" 면서 "주가가 9백 포인트 정도 오르면 부동산으로 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최근 토지공사가 내놓은 토지수익 연계 채권에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데서도 토지시장의 향방을 읽게 해준다는 것이다.

최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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