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삼성화재 부산합동점포장 박종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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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박선생과 한국 젊은이들을 환영합니다. ' 지난 97년말 '동북아시아 젊은이 한.중.일 여행' 프로그램인에 참가한 한국학생 2백여명은 깜짝 놀랐다. 일본 후쿠오카.교토.오오사카 등 가는 곳마다 이런 플래카드에다 일본인들이 반갑게 맞아줬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한국학생 인솔자인 삼성화재 박종삼 (朴鍾三.36) 과장 (현 부산 합동점포장) 의 '친구' 들이란 사실에 더욱 놀랐다.

1년 남짓한 기간에 완벽한 일본어에다 일본 각계의 친구 1천여명을 사귀는 변신 끝에 '완전한 일본통' 으로 변신한 직장인이 화제다.

그가 일본과 첫 접촉한 것은 95년9월 지역전문가 연수차 일본을 가기로 확정되면서부터. "운좋게 연수 기회를 얻었는데 학원 공부만으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연수 6개월 전부터 몸으로 부대끼는 일어공부를 시작했지요. " 우선 일본관광객 만나기에 나섰다. 주말이면 부산국제부두에 나가 입국하는 일본관광객에게 "무료 가이드를 해 주겠다" 고 매달렸다.

처음에는 피하던 관광객들도 호텔까지 따라가 체크인을 도와주는 등 성의를 보이자 그를 관광길에 동석시키고 일어 공부를 도와줬다.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긴 그는 도쿄에 가면서 큰 결심을 했다. "1년동안 1천명의 일본인을 만나 인맥을 쌓자. "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도쿄 도청에 80통의 전화를 걸어 도청공무원들과 인사를 텄다.

도청 과장에서부터 우동집주인.NHK방송국 아나운서.만화가.역무원.은행원등 다양한 일본인이 그의 친구가 됐다.

"만난 사람.시간.장소.대화 내용등을 모두 메모했습니다. 대충 1천명 가까이 되더군요. 노트만 20권이 넘었습니다. " 귀국해서 이중 5백명에게 편지를 보냈더니 2백50여통의 답장이 왔다는 것.

"이들은 한국에 올 때 반드시 저희 집에서 자고 가 제 집은 무료민박촌이 됐죠. " 이런 일이 그룹내에 알려지면서 박과장은 일본주재원들을 대상으로 일어학습 방법과 일본 인맥쌓기 등에 대한 체험 강연을 하고 있다.

89년 입사, 대부분을 영업에서 뛰고 있는 그는 "인맥을 활용, 민간외교 부문을 개척하고 싶다" 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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