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근 지사 '사택에 달러없었다'…자진출두 조사받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고관집 털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은 19일 오후 유종근 (柳鍾根) 전북지사가 자진 출두함에 따라 柳지사를 상대로 피해 규모와 금품 출처를 집중 조사했다.

인천지검 차철순 (車澈淳) 차장검사는 이날 오전 피의자 김강룡 (金江龍.32) 씨가 김성훈 (金成勳) 농림부장관 집을 턴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金장관 부분을 사건 수사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 柳지사 자진 출두 = 柳지사는 검찰조사에서 "서울 사택에 미화는 단 1달러도 없었다" 며 12만달러 도난 여부를 전면 부인하고 "도난 물품은 그동안 밝힌 대로 현금 3천5백만원과 보석류 5점 (5백만원 상당) 뿐" 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처 김윤아 (金潤娥.37) 씨가 검찰에 출두한다고 밝혔던 柳지사는 19일 오후 3시쯤 인천지검 車차장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진 출두의사를 전했다.

柳지사는 검찰에 출두하며 "이번 사안이 국민적인 관심사이기 때문에 아내 대신 출석해 떳떳하게 진실을 밝히기로 했다" 며 "12만달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음모조작" 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12만달러가 들어있었다는 돈가방을 봤다는 안양의 B단란주점 관계자가 모두 잠적해 이 부분에 대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金장관 부분 수사에서 제외 = 검찰은 김강룡씨가 金장관 집을 턴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金장관 부분을 더 이상 수사하지 않기로 했다.

김강룡씨는 19일 새벽 현장검증에서 서울강남구삼성동 金장관 집으로부터 3㎞쯤 떨어진 도곡동 黃모 (52) 씨 집을 金장관 집으로 잘못 지목했으며, 검찰은 취재진과 동행한 가운데 이날 낮 다시 실시한 검증에서 이를 확인했다.

검찰은 黃씨로부터 지난 2월 21~22일 현관문 잠금장치가 파손되고 소형 자수그림 (가로 1백20㎝.세로 40㎝) 한점을 도난당한 사실을 확인, 김강룡씨가 黃씨 집을 金장관 집으로 착각했거나 의도적으로 金장관을 거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 배경환 (裵京煥) 안양경찰서장 재소환 방침 = 검찰은 지난 18일 김강룡씨의 동거녀 金모 (41) 씨로부터 "김강룡씨가 안양서장 관사에서 훔친 돈봉투가 경찰에 압수된 21장 외에 10여장이 더 있었다" 며 "돈은 8백만원 이상" 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동거녀 金씨는 이날 "지난달 초 김강룡씨로부터 빈 돈봉투 10여장과 5만원짜리 구두티켓 2장을 받은 적이 있으며, 사건이 커지면서 무서워 며칠 전 모두 태워버렸다" 며 "겉봉에 뭐라고 적혀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고 말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금명간 裵서장을 다시 불러 정확한 피해규모를 재조사하고 이 돈의 출처를 추적해 뇌물로 판명될 경우 사법처리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거녀 金씨는 "김강룡씨가 柳지사 집에서 훔쳤다는 12만달러와 다른 장관 집에서 털었다는 금괴는 보지 못했다" 고 진술

인천 = 정영진.김준술.김승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