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얄라리트는…] '인도의 이멜다' 평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AIADMK를 이끄는 자야람 자얄라리트 (51) 의 치맛바람이 바지파이 연정을 붕괴시켰다.

1백25편의 영화에 출연한 인기 여배우 출신인 그녀는 변덕과 사치로 유명하다.

바지파이 연정의 제2정당 지도자인 그녀는 자신의 지지기반인 서부 인도에 대한 특별지원이 없자 마음을 바꾸었다.

그녀는 지난주 "일부 각료들이 부패했다" 며 해임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총리에게 보낸 뒤 연정에서 탈퇴했다.

인도 정계는 그러나 인도 최대의 부패정치인으로 자얄라리트를 지목하고 있다.

그녀는 91~95년 타밀 나두주 장관 시절 사기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집을 덮친 경찰에 따르면 엄청난 보석과 함께 사리 (인도 힌두교 여성들의 전통 복장) 1만벌, 신발 7백50켤레, 고급 손목시계 91개, 자동차 19대가 쏟아져 나왔다.

인도판 '마르코스 이멜다 여사' 라는 별명도 무리는 아니다.

인도 정계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못 말리는' 그녀를 놓고 전전긍긍이다.

갖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인도 정국이 당분간 그녀의 손안에서 놀아날 것이기 때문이다.

절대강자가 없는 인도 정계에서 AIADMK의 18석은 정계구도를 언제든 뒤집어놓을 수 있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서부인도에서 그녀는 흔들리지 않는 지지기반을 자랑하고 있다.

때문에 정국이 안개 속으로 접어들면서 자얄라리트의 마음을 잡기 위한 구애 (求愛) 는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주 그녀와 함께 차를 마신 소냐 간디 여사는 "우리는 오랜 친구" 라며 연정 탈퇴를 구슬렀다.

실각한 바지파이 총리도 소냐 간디 여사의 연정구성을 막기 위해 그녀의 마음을 다시 돌리려 물밑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