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왕따'라는 말보다 우리말 '가마리'가 정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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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요즘 방송.신문 등에서 '왕따' 란 말이 너무 쉽게 쓰여지고 있다.

처음엔 학교내 집단 괴롭힘을 지칭하는 용어가 우리 말에는 없다고 해 '이지메' 란 용어를 썼다.

그러다가 일본말을 써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자 학생들 사이의 은어인 '왕따' 가 광범위하게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왕따' 라는 말은 '왕 (크게) 따돌림' 이란 합성어 같은데 이런 용어는 어린 학생들 사이의 은어는 될 지언정 온국민이 정상적으로 쓸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따돌림과 괴롭힘은 다른 것이고, 또한 이를 뜻하는 단어가 이미 우리말에 있는 데도 불구하고 각 언론 등에서 '왕따' 란 단어를 거르지 않고 사용해서 되겠는가.

국어사전에 '가마리' 란 단어가 있다.

그 주석을 보면 '욕먹기.매맞기.걱정 따위를 늘 당하는 사람' 이라고 돼 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집단 따돌림.괴롭힘' 을 뜻하는 단어로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말엔 없는 말이 거의 없으며 미리네.시나브로 등 아름다운 말이 많이 있다.

그것을 바로 알고 찾아 국어순화와 바른 말 고운 말을 가꾸는데 지식인이나 각종 언론이 앞장서주길 바란다.

사공법 <대구시북구동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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