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금전신탁 내주 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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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간접 투자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수익증권과 뮤추얼펀드에 이어 12일부터는 은행 단위금전신탁이 일제히 시판된다. 종류도 다양하다. 고객들로선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지는 셈이다.

단위금전신탁은 사실상 은행들이 일정 수익을 보장해줬던 기존 은행신탁과 달리 1백% 실적배당을 받는 본격적인 투자상품이다. 은행이 운용을 잘못하면 원금손실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은행의 예금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들에겐 새로운 투자처가 될 수 있다.

◇ 다른 간접 투자상품과의 비교 = 주식투자에 별다른 제한이 없는 뮤추얼펀드나 주식형 수익증권과 달리 단위금전신탁의 주식투자는 전체 펀드규모의 30% 이내로 제한된다.

그러나 운용자가 은행인 만큼 아직 금리가 높은 대출로도 돈을 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번 가입하면 중도해지가 안되고 돈을 추가로 넣을 수 없다는 점에서는 뮤추얼펀드와 같지만 별도 투자회사를 세우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 은행들의 운용전략 = 은행권 금전신탁자금은 1~2월 중 각각 4조원 이상 이탈한 데 이어 3월달에도 6조1천억이나 빠져나갔다. 은행들로선 단위금전신탁으로 이를 저지한다는 전략이다. 은행들은 현재 연 7~8.5% 수준인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다는 목표를 정해놓고 있다.

최근 국고채 (3년) 수익률은 연 6.6%선이고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도 연 7.8% 수준에 그쳐 안전한 공사채에 단순투자해서는 정기예금 금리 이상을 맞춰주기 힘든 실정이다.

결국 채권거래나 주식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여야 하지만 이것은 은행들의 본업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투신이나 증권사에서 펀드매니저를 영입하거나 아예 주식투자부분을 외부 전문투자기관에 맡기고 있다.

하나은행은 1천억원 규모로 모집하는 기쁨나무안정성장형 1호의 주식투자 부분 운용을 박현주 사장의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맡기기로 하고 6일 정식 계약을 체결한다. 신한은행도 SEI에셋코리아에 주식운용 자문을 구할 예정이다.

조흥.한빛은행은 외부에서 펀드매니저를 영입했으며 국민.외환은행 등은 내부에서 펀드매니저를 발탁했다.

◇ 소비자들은 어떻게 = 은행들이 공사채형과 주식형 상품 등 1~3종의 다양한 상품을 내놓는 만큼 고객들은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은행마다 다르긴 하지만 최소 1백만원, 하나은행은 1천만원 이상을 맡겨야 한다. 운용기간은 모두 1년이다.

전문가들은 "안정성을 생명으로 한 은행들이 단위금전신탁을 가능한한 안정적으로 운용한다는 전략을 가진 데다 주식투자비율이 30% 이내로 제한돼 원금 손실까지 보는 최악의 사태는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이지만 자신의 책임아래 위험을 부담한다는 마음가짐은 꼭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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