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맞불개봉 피해야 공생"- 삼성경제硏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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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한국영화 '마요네즈' '연풍연가' '화이트 발렌타인' 의 공통점은? 지난 2월13일 '쉬리' 와 함께 개봉돼 그 광풍에 날아간 영화. 그게 정답이다.

영화계 사람들은 바로 그 점을 안타까워 한다. 주제에 대한 접근방식이나 완성도 면에서 상당한 수준인데도 때를 잘못 만나 망한 케이스라는 것. 진작 '쉬리' 가 일을 낼 거란 예측을 했다면 '쉬리' 와 대결을 최대한 피했어야 했다는 지적.

이런 상식적 판단이 옳다는 걸 삼성경제연구소가 밝혀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달 30일 펴낸 '한국 영화산업, 돌파구는 없는가' 란 연구보고서에서 지난 88년부터 97년까지 개봉된 영화의 흥행성적과 개봉시기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영화의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 영화끼리 적어도 1주일 정도 간격으로 순차 개봉하는 것이 효과적임이 드러났다.

영화사끼리 자존심을 건 맞불작전보다는 우회 전략이 공생의 첩경이란 것. 또한 이 연구서는 외국영화의 관객을 우리 영화로 유도하려면 외국영화가 개봉된지 1~2주일 뒤에 간판을 걸거나 외국영화보다 2주 앞서 개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스크린 수와 국내외 영화제 수상 경력도 흥행을 결정짓는 주요 인자. 한국영화의 경우 상영 스크린 수가 하나 늘어날 때 9천3백23명의 관객이 증가하며, 각종 상의 수상경력은 4만4천여명의 관객 동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한국영화의 돌파구는? 이 연구서는 세 가지 전략을 꼽았다. 우리 영화의 시장 규모를 키우고 (MORE 전략)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정부의 간접적인 정책기능이 유지돼야 하는 등 3박자가 잘 갖춰져야 한다는 것.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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