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권전매, 입지따라 가격 양극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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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 1일부터 전매가 전면 허용된 아파트 분양권이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분양권을 매입할 경우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아파트를 원하는 시기에 입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권이라고 다 인기있는 것은 아니다. 교통여건 등 주거환경이 좋은 분양권은 값도 오르고 거래도 활발하지만 투자성이 낮은 곳은 찾는 사람이 없다.

일부 인기단지는 분양한지 얼마안된 아파트 인데도 프리미엄이 최고 4천여만원가량 붙어 거래되고 있는 반면 비인기지역은 값이 되레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수요자들이 인기 아파트 분양권을 선호하자 부동산업소에서 매물회수 수법 등을 통해 분양권 값을 터무니 없이 올리는 사례도 나오고 있어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 분양권 시세 = 지난해 '차없는 아파트' 를 표방하며 성공리에 분양을 마친 서울방학동 대상타운 현대아파트 일부 평형은 분양가 대비 최고 4천5백만원이 오른 상태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1억8천3백만원에 분양된 38평형은 현재 1천5백만~2천만원이 올랐고 49, 59평형도 분양가보다 2천5백만~4천5백만원 상승했다.

지난해말 분양된 구리 토평지역 SK아파트 32평형도 1천5백만원 정도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으며 용인 수지 LG아파트도 3천만~4천만원 가량 올랐다.

하지만 강남.강서구 등의 일부 아파트는 현재 시세가 분양가 수준에 멈쳐있거나 그 이하로 떨어졌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분양권 시세가 호가 (呼價) 수준인 경우가 많아 실제 거래가는 이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 인기 단지 = 올해와 내년중 입주 가능한 대단지 아파트가 유망 아파트로 꼽히고 있다. 이 가운데 ▶내년 8월입주예정인 서울 암사동 선사 현대 아파트 (2천9백38가구) ▶오는 4월 입주예정인 행당동 대림아파트 (3천4백4가구) ▶봉천동 봉천8지구 두산재개발 아파트 (2천5백61가구) ▶돈암동 삼성아파트 (2천14가구) ▶신당동 남산 타운 (4천9백96가구) 등이 대표적인 단지.

이들 단지는 지하철 등 교통이 펀리한 대단지인데다 올해 또는 내년 입주예정이어서 그만큼 투자성이 높다는게 부동산업소들의 분석. 수도권에서는 ▶김포 사우 영풍 ▶용인수지 우성^고양 탄현 서광 아파트 등이 수요자들의 관심대상.

◇ 분양권 매매 =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수도권에서는 중도금을 2회이상 납입한 후, 수도권외 지역에서는 분양계약 체결후 시.군.구청, 주택공사 등을 돌아다니며 전매동의를 받아야 했으나 앞으로는 이러한 동의가 폐지돼 분양계약체결 후 자유롭게 전매할 수 있게됐다.

중도금을 융자받은 사람은 금융기관과 대출금에 대한 명의변경을 협의하고 매수자와 전매계약을 체결한 후 해당 건설업체에 함께 찾아가 분양권 명의변경을 하는 것은 예전과 같다.

◇ 투자 가이드 = 재개발.재건축.주택조합 지분을 살때는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공사 진행 상황.조합운영상태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또 분양권 전매는 신규 분양이나 미분양 아파트와 달리 양도세 면제와 취득및 등록세 감면 혜택이 없다는 것도 기억해야 할 사항이다.

입주시기가 많이 남아 있는 아파트는 부도 등의 우려가 없는 건실한 대형업체 분양권을, 입주가 가까우면 학교.병원.교통 등 주변생활 여건을 우선 고려하되 반드시 현장을 확인하는 일을 잊어서는 안된다.

또 분양권 값이 분양가 이하로 거래되는 것은 대부분 단지 입지여건은 물론 층.동 (棟) 등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또 부동산업소에서 청약통장 매입 등의 방법으로 분양권을 다량 확보한 후 분양권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절'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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