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의원 정치쟁점 설문조사] 차기대표 선호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국민회의 의원들중 상당수가 "호남과 비호남중 어느 지역 출신이 당 대표로 바람직한가" 라는 질문에 즉답을 못했다.

문제의 민감성 때문인 듯했다.

응답자중 '비호남 당대표' 를 선호한 의원은 35명. 이들은 "전국 정당화와 동서화합 차원에서" 를 이유로 들었다.

호남출신이 돼야 한다는 이는 한명도 없었다.

적어도 명분상으로는 호남 출신 당대표 기용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대신 36명의 의원들은 "출신지와 무관하게 능력위주로" 라는 답변을 냈다.

이들은 속으로는 당내 지분을 갖고 있는 호남 출신 인사를 선호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의 초선의원은 "호남 출신이면 국민정서상 문제가 있지만 비호남 출

신 인사가 현실적으로 당을 장악할 수 있느냐는 점이 문제" 라고 지적했다.

국민회의의 고민을 단적으로 드러낸 발언이다.

광주와 전남북 지역구의원으로 설문에 응한 25명중 13명은 '지역과 무관' 쪽에 손을 들었다.

비호남 출신 선호자는 11명이었고 1명은 답변을 유보했다.

기타지역 (전국구 포함) 의원 49명중에선 비호남 출신이 바람직하다는 이가 24명, 지역과 무관하다는 이가 23명이었다.

'호남 출신은 비호남대표론에 반대하고, 타지역 출신은 비호남대표론을 지지한다' 는 가설은 틀렸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동교동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렸다.

흥미로운 것은 설문에 응한 영입파 의원 18명중 14명이 '비호남 당대표' 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영남권 의원들은 비호남 당대표에 손을 들었다.

호남 출신 의원의 불만도 있었다.

한 의원은 "현재도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은 쉽게 부총재에 임명된다" 며 "호남이라고 안된다면 오히려 역차별이 될 수 있다" 는 주장을 폈다.

이상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