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12억달러 또 날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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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투자의 귀재'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이 망신살이 뻗쳤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1일 퀀텀펀드가 엔화 환율을 잘못 예측하는 바람에 올들어 3월초까지 12억달러의 손실을 냈다고 보도했다.

퀀텀펀드를 운영해온 스탠리 드러켄밀러 수석 투자전략가가 엔 강세를 전제로 투자를 해왔으나 일본 정부가 엔저를 용인하면서 약세가 지속돼 전체 펀드 (73억달러) 의 14.9%에 이르는 손해를 봤다는 것.

그는 또 미 채권 가격 강세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소로스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로 인해 런던 증시 등에서 순자산 가치에 프리미엄을 얹어 거래되던 퀀텀펀드의 주식이 순자산 가치보다 2% 낮게 거래되고 있다.

소로스는 지난해에도 러시아 투자에서 20억달러의 손해를 보는 등 신흥시장 투자에 크게 실패, 퀀텀 이머징 펀드를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잇따른 손실에도 불구하고 소로스는 11일 "유로 내부 갈등으로 유로가 곤경에 처할 것" 이라고 말해 유로화 가치를 급락시키는 등 세계 금융계에서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날 유로화 폭락은 오스카 라퐁텐 독일 재무장관의 사임에 간접적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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