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도시]케임브리지 캐빈디시硏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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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케임브리지가 세계적인 하이테크 지역으로 발돋움하는데 초석이 된 곳은 단연 케임브리지대. 지난해 파이낸셜 타임스지가 선정한 영국 대학 평가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케임브리지대는 특히 첨단과학 분야에 강하다.

그 중에서도 물리학과의 '캐빈디시 연구소' 는 대표주자로 꼽힌다.

캐빈디시 연구소는 1871년 잉글랜드 남서부 데번셔의 공작 윌리엄 캐빈디시가 거금을 쾌척하면서 설립됐다.

이후 과학사를 장식하는 획기적인 대발견이 바로 이곳에서 이뤄졌다.

캐빈디시 연구소의 박물관에 가면 1897년 톰슨이 전자를 발견할 때 사용했던 튜브, 1932년 채드윅이 중성자 발견에 이용한 실린더 등이 전시돼 있다.

세계 최초로 DNA 구조가 규명된 곳도 바로 이곳이다.

과거 캐빈디시 연구소의 주력은 순수과학 연구였다.

'왜' 라는 물음을 갖고 며칠 밤을 새우며 연구.실험을 끈질기게 반복하는 학풍으로 유명했다.

상대적으로 실용화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달라졌다.

무게 중심이 '실용' 으로 옮겨가고 있다.

네슬레.바스프.코닥.도시바.글락소.히타치 등 세계 유수의 대기업들이 이 연구소의 각 프로젝트에 연관돼 있다.

심지어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도 후원단체로 등록돼 있을 정도. 이를 두고 케임브리지의 벤처기업 모임 '체이스' 의 대표인 소머런스는 "대학이 기업의 돈을 받고 상용화에 몰두하는 일을 부끄러워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지 않았느냐" 며 산학 협동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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