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 송아지 성공 황우석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하루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는 노력파. 소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벽촌 출신. 국내 최초의 체세포 복제 송아지를 탄생시킨 서울대 황우석 (黃禹錫) 교수는 국내 과학계에서는 이미 그 성실함으로 정평이 난 사람이다.

그는 여간해선 밤 12시 이전에 실험실을 떠나는 법이 없다.

서울대 부속동물병원 211호는 지난 설 연휴에도 불이 꺼지지 않았다.

이런 그가 지난 95년 국내 최초의 수정란 복제 송아지 (95년) 를 만들어낸 것을 비롯, 시험관 송아지 (93년).쌍둥이 송아지 (88년) 등 각종 '송아지' 기록을 갖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52년 충남 부여의 한 시골마을에서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그는 대전고 재학 시절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수의대로 진학했다.

논밭이라야 고작 두세마지기에 불과했던 黃교수 가족들에겐 소가 생명의 원천이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소를 친구처럼 편하게 느꼈다" 며 "결국 소와 함께 동반인생을 살게 됐다" 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 영롱이가 출산할 때 다리부터 삐죽이 나오며 위기를 맞았을 때 대리모 자궁에 직접 손을 넣어 30여분간 씨름 끝에 무사히 생명을 건져낸 것도 목장 관계자가 아닌 그였다.

그는 현재 서울대 의대 서정선 (徐廷瑄) 교수와 공동으로 인간 장기를 제공할 수 있는 형질전환 돼지의 복제생산을 연구 중. 복제가 윤리적으로 문제될 수 있음을 인정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봐달라고 주문한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