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설문조사 잘 응해주면 정확한 통계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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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앙일보가 지난 9일자 1, 5면에 우리나라의 통계실태를 지적해 통계청 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

보도가 나간 뒤 통계조사원들이 국민들로부터 "엉터리 통계나 내는데 무슨 조사를 하느냐" 며 문전박대당하고 있다고 한다.

통계방법에는 통계적 기법에 따라 표본을 설계해 조사하는 '조사통계' 와 행정기관의 업무상 필요에 따라 집계하는 '보고통계' 등 두 가지가 있다.

중앙일보에서 엉터리 통계 사례로 보도한 부실통계 대부분은 보고통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러한 보고통계의 대부분은 조사원들이 국민들의 정보제공을 받아 만들고 있다.

그런데 국민들은 귀찮다는 생각에 정보제공 자체를 기피하거나, 뭔가 불이익이 따르지 않을까 우려해 허위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통계청을 비롯, 통계를 생산하는 기관에서는 정보제공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기초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통계작성기관도 잘못된 것은 마땅히 개선해야 한다.

그러나 기초자료 제공자로서의 국민들도 부실을 낳게 하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통계는 자연발생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응답하는 국민과 집계하는 통계작성기관의 공동작품이다.

국민들도 이러한 점을 이해하고 통계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해줄 것을 부탁드린다.

이종호 <통계청 기획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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