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FC 리그 정상 등극도 ‘한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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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 리그 정상을 탈환한 천안FC 선수들이 이상하다.

천안FC는 지난달 15일 청주직지FC와의 경기에서 2대 2로 비기면서 리그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이후 열린 두 경기에서 내리 지면서 리그 3위로 다시 떨어졌다. 중간에 가진 연습경기까지 합하면 4연패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팀 창단 이래 이 같은 연패 행진은 처음이다. 왜 일까? 천안FC 선수단 36명은 지난달 15일 야간 원정경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이후 선수 20여 명과 선수 가족 1명이 복통을 호소, 17일~19일 천안지역 병원 3곳에서 치료를 받기에 이른다. 진단 결과 8명은 장염으로, 13명은 복통 및 설사, 고열로 분류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다 보니 비교적 약체 팀과의 경기라지만 연패를 기록할 수 밖에 없었다. 천안FC 관계자는 “휴게소에서 동시에 식사를 한 후 선수들이 집단으로 복통 증세를 보인 만큼 휴게소 음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휴게소 측은 “도의적인 책임을 질 수는 있지만 음식에 의한 과실로 인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당일 천안FC 선수 외에도 같은 메뉴로 270인분을 팔았는데 천안FC 선수 외에는 복통을 호소한 신고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같이 양쪽 주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천안FC 선수들의 복통 신고가 이틀이 지나 접수돼 원인규명이 어려운 실정이다.

휴게소 측은 “신고 의무는 병원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병원 측은 “증세가 심하지 않아 보건소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천안FC는 “휴게소 측에서 ‘적절한 보상을 하겠다’고 밝혀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안시보건소는 “식품위생법상 집단 설사 증세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체를 처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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