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실직자들 폭탄테러…174명 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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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중국노동자들이 대륙 곳곳에서 폭탄테러를 감행, 중국정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장쩌민 (江澤民) 국가주석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내몽골 바오터우 (包頭).후허하오터 (呼和浩特) 시의 7개 국유기업과 실직자 재취업센터를 방문해 노동자들을 위로하고 "노동자들의 민생을 정책의 우선순위에 두겠다" 고 강조했다.

노동자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3일 베이징 (北京)에서 발행된 중국신문들은 江주석이 방직공장 여성노동자와 대화하는 사진과 관련기사를 일제히 1면에 실었다.

◇ 실직자 폭탄테러 = 지난해 6건이 발생했으나 올해는 1월 한달에만 무려 8건이나 터졌다.

사망 31명, 부상 1백43명 등 인명피해도 1백74명에 달한다.

지난해 폭탄테러로 인한 사상자수는 30명 (사망 23명, 부상 7명) . 중국당국은 특히 과거의 폭탄테러가 신장 (新疆) 분리요구 같은 정치적 목적이 주류를 이뤘지만 올들어서는 민생고에 시달린 실직자.일반인들의 자포자기적 범행이 주류를 이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개혁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샤강 (下崗.정리휴직) 노동자, 부패한 관리들에 대한 분노를 이기지 못한 시민 등이 대상도 없는 복수심에 불타 사제폭탄을 던진다는 것이다.

더구나 랴오닝 (遼寧) 성 링하이시 (1월 4일) 와 광둥 (廣東) 성 선전시 (1월 29일) 사건에서 각각 1명의 범인을 현장에서 체포한 외에는 범인체포에 모두 실패해 위기의식마저 느끼고 있다.

랴오닝성 테러는 몽골족인 실직노동자 쑹샹구이 (宋湘貴.37)가 버스 승객들의 금품을 노리고 폭탄을 던져 19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하는 참극을 불렀다.

1월 25일 후난 (湖南) 성 이장현 시장에서도 폭탄이 터져 9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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