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브라질 위기 수습착수… 세계금융시장 진정 기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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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브라질 금융위기로 세계 증시가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주가가 폭락하고 원화 환율이 오르는 등 파장이 미치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13일 5.05% 하락한데 이어 14일에도 하락세를 보였다.

또 레알화의 평가절하가 발표되면서 13일 하룻동안 수십억달러가 국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세계 증시에 즉각 충격을 미쳐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13일 전날에 비해 1.3% 하락한데 이어 14일 개장초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유럽 증시가 14일 회복세를 보이고 달러가치가 강세를 보이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일단 진정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미국.일본 등 서방선진 7개국 (G7) 들과 국제통화기금 (IMF) 등이 사태수습에 본격적으로 나선데 따른 것이다.

이날 런던.프랑크푸르트.파리 등 유럽 증시는 개장초 3% 가까이 오르다 1~2% 내외의 상승폭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14일 브라질 사태가 전해지면서 매물이 쏟아져 오후 한때 종합주가지수 600선이 붕괴되기까지 했으나 전날보다 28.61포인트 떨어진 604.4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도 달러를 사두려는 수요가 늘면서 환율이 전날보다 12원 오른 1천1백86원에 마감됐다. 또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금리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한편 정부는 14일 과천청사에서 정덕구 (鄭德龜) 재정경제부 차관 주재로 산업자원부. 한국은행. 무역협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브라질과 국내 금융기관.기업들의 거래 규모가 크지 않아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 정부 차원의 특별대책반을 구성해 곧바로 활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산업자원부는 필요시 브라질 수출기업에 대한 무역금융 기간 연장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수출보험공사도 브라질지역으로의 단기 수출거래에 정상적으로 보험처리를 해주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 와 함께 대책반을 구성, 수출대금이 회수되지 않거나 수출계약분 중단 등 피해상황을 조사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브라질에 조선.자동차.섬유 등을 중심으로 17억달러를 수출했으며, 철광석 등 원자재 중심으로 7억달러를 수입했다.

브라질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직접투자는 19건, 1억4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브라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서방세계의 자구 움직임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13일 "현재 미국과 G7 지도자.브라질 정부간에 긴밀한 협의가 진행중" 이라며 "브라질이 신뢰할 만한 경제개혁 프로그램을 실행할 것으로 믿는다" 고 말했다.

미셸 캉드쉬 IMF 총재도 "브라질 정부의 조치는 바람직한 것" 이라며 경제개혁 지속 의지를 환영했다.

김광기.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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