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장소연,팀해체후 현대로 이적 '펄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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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1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선수야. " 여자배구 현대의 김남성 감독이 센터 장소연 (25) 을 두고 하는 말이다. '독사' 라는 별명만큼 표정변화가 없는 김감독도 장소연을 보면 흡족한 미소가 솟아나온다.

SK 케미칼의 해체로 갈 곳을 잃었던 장소연은 현대로 이적한 후 펄펄 날고 있다. 1m84㎝.76㎏의 좋은 체격을 지닌 장은 지난 10일 끝난 대전시리즈까지 블로킹 (25개) 과 이동공격 (28개) 1위를 비롯, A퀵 (2위.21개) B퀵 (4위.9개) 등 4개 부문에서 4위 이내에 들어 있다.

장의 전매특허는 외다리 타법의 이동공격. 세터 강혜미와 호흡을 이룬 이동공격은 국보급 공격무기로 국제대회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91차례 시도해 28차례나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93년 경남여고를 졸업하고 드래프트 1순위로 SK에 입단한 장은 그해 신인상을 수상하며 배구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장은 한때 의사의 오진으로 코트를 떠날뻔 했다. 지난 95년 "심장이 약하니 심하게 운동하지 말라" 는 처방을 받은 것. 그 해는 김병선 (당시 현대차써비스) 이 심장병으로 사망하는 바람에 배구코트에 심장병 비상이 걸렸던 해.

심리적 부담 때문인지 장은 경기 도중 쓰러지고 말았으나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정밀검사 결과 심장에는 아무 이상이 없으니 마음껏 운동하라는 희소식을 접한 것.

만년 3위팀이던 SK를 97, 98년 연속 슈퍼리그 결승에 올려놓았으나 한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장은 "새 팀에서 새삼 배구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 며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다짐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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