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폐광지역 종합개발사업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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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강원도 태백.정선 등 폐광지역을 되살리려는 탄광지역 종합개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경제난으로 투자 유치가 잘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사업을 딴 사업자들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 실태 = 태백 고원관광 레저개발 시민주식회사가 지난해 10월15일 주주총회에서 법인 해산을 결의하고 현재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백병산스키장 개발을 위한 땅의 77%를 매입하고도 8백억원 가량의 사업비를 마련할 길이 없자 스스로 사업을 포기했다.

오는 2005년까지 계획으로 마련된 탄광지역 종합개발사업은 카지노리조트와 스키장 골프장 등 각종 관광단지 조성 및 지역특화사업과 기반시설 확충 등 모두 98개 사업.

이 가운데 관광단지 조성과 지역특화 사업 등 민자로 추진되는 사업은 46개에 달하며 투자 금액만도 3조2천여억원. 대규모 관광휴양사업만도 23개에 이르나 이 가운데 사업자를 지정한 것은 14개 사업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사업자가 지정된 사업도 추진이 불투명한 것. 삼척시도계읍에 황조스키장과 상덕골프장을 건설하려는 ㈜경동개발도 현재까지 도에 이행보증서를 제출하지 못한 상태. 회사측은 경제난에 회사 자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에 2천여억원의 막대한 사업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사업포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선군남면에 스키장 등의 남면레저리조트와 신동읍에 종합휴양시설인 새골위락시설을 만들 ㈜일성건설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해 12월1일 부도로 법정관리를 신청중인 회사측은 오는 3월 법정관리처리 결과에 따라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재기를 노리고 ㈜명성이 벌이는 정선군고한읍 고토일복합리조트와 태백관광레저단지도 삼성중공업과 지난해 12월 협약을 맺었고 오는 4월이면 미국의 VCC사로부터 3억달러를 유치,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아직 도에 이행보증서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장산스키장의 포시즌리조트, 서학레저단지의 ㈜함백리조트가 이행보증서를 제출했지만 정상적인 사업추진이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경제가 회복돼야 투자가 이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경제난으로 상당수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으나 모든 사업이 한결같이 잘 추진될 수는 없다" 며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카지노리조트가 2001년 개장되면 다른 사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말했다.

◇ 대책 = 강원도는 우선 사업추진이 부진한 민자사업자에 대해서는 1월 안에 사업자 지정을 취소하고 민자유치공고를 통해 새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도는 이에 앞서 탄광지역에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여건조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도가 가정 역점을 두고 있는 카지노사업에 대해서는 탄광지역종합개발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사업자도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카지노 이익금의 75%를 폐광지역개발기금으로 하도록 한 규정도 50% 범위 내로 조정할 방침이다.

그 밖의 사업에 대해서도 도는 38번 국도의 왕복 4차선 확.포장 등 접근 도로망의 조기 마무리와 함께 세제지원 및 국.공유재산 지원을 외국인투자촉진법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각종 기금융자 지원, 각종 영향평가 협의권을 도로 이양, 전용부담금 면제사항 확대 등 기업들이 탄광지역에 큰 부담없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도는 투자여건 개선과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시 카지노업자 등을 상대로 외자유치노력도 함께 벌이고 있다.

춘천 =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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