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 합숙훈련 동참후 "나 변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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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SBS 제럴드 워커 (26)가 달라졌다. '방콕아시안게임 방학' 을 끝내고 다시 열전에 돌입한 농구코트에서 워커는 더 이상 망나니가 아니었다.

공만 잡으면 슛을 남발하고 자기도취에 빠져 안하무인격의 플레이를 펼치며 게임을 망치기 일쑤였던 워커가 팀플레이에 열중하며 SBS를 4연승으로 이끌고 있다.

우선 워커의 포지션이 바뀌었다. 포인트가드 자리를 홍사붕에게 내줘 게임 리딩을 맡기고 자신은 슈팅 가드로 어시스트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수비에서는 철벽같은 그물수비를 펼치며 가로채기 수위에 올랐다.

방콕아시안게임 휴식 기간까지 13경기를 치르면서 어시스트 45개 (평균 3.46개).가로채기 35개 (2.7개) 를 기록했던 워커는 이후 지난 5일 동양전까지 6경기에서 어시스트 40개 (6.7개).가로채기 31개 (5.2개) 의 눈부신 팀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평균 3.5개에 달하던 턴오버도 최근 6경기에서는 2.1개로 줄었다.

워커가 이처럼 변한 것은 휴식 기간중 휴가를 반납하고 합숙훈련에 들어간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워커는 "미국에서는 연패에 빠질수록 휴식을 취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한국에서는 정반대" 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워커는 동료선수들과 강정수 감독의 설득에 생각을 바꿨다.

워커는 "당시 팀이 5연패에 빠지면서 4승9패로 하위권에 머물러 실망스러웠다" 며 "더 이상 패할 수 없다는 생각에 몸과 마음이 힘들었지만 합숙훈련에 동참했다" 고 말했다.

최근 SBS 4연승의 제물이 됐던 팀들이 기아를 제외하고는 약체 (나산.동양) 여서 워커의 변신이 크게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워커의 변신으로 팀 조직력이 예전에 비해 훨씬 탄탄해져 남은 경기에서 SBS의 약진이 점쳐지고 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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