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무한한 상상력으로 생명과 사랑의 빛 비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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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두움은 미디어의 시작이다. 현대미술에서 미디어는 대중 속에 있던 TV를 전시장에 내놓으면서 등장했다. 전시장에 설치된 TV는 더 이상 안방에서 보는 TV가 아닌 것이다. 백남준 선생은 다음 작품을 위해 과거의 작품에 연연하지 않았다고 한다. 새로운 매체를 자신의 작품에 접목해 새로운 빛의 테크놀로지와 아티스트 관계를 보여주는 일련의 작품을 만들었다. ‘야곱의 사다리’ ‘삼원소’ ‘동시변조’ 등은 레이저의 첨단기술과 미술이 만나 만들어 낸 작품이다.

비디오 아티스트들은 TV모니터를 작품 소재로 활용한다. 그래서 빛을 담는 그릇인 TV는 작품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몇 년 사이 TV모니터의 발전은 눈부시다. LED TV는 기존 TV 모니터와 크게 다르다. 두께가 얇아지고 화질이 훨씬 선명해졌으며 모니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크게 줄였다. 작품 설치는 물론 다양한 실험이 용이하기 때문에 TV모니터는 중요한 캔버스이며, 첨단테크놀로지는 미술가들에게 창작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광주는 소치 허련, 미산 허영, 의재 허백련, 남농 허건으로 이어지는 남종화와 판소리의 고장이다. 음식문화도 남도 예향의 큰 자산이다. 광주비엔날레는 또 다른 자랑거리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도 추진되고 있다. 문화예술도시로 가는 데 필요한 예술 인프라가 이처럼 잘 갖춰져 있다. 21세기 문화콘텐트 시대 첨단의 빛과 예술을 융합하는 문화예술이 꽃피울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프랑스 리옹의 빛 축제는 성공한 모델이다. 리옹의 빛 축제가 그랬듯이 광주가 가진 문화자산을 가공해 빛과 산업·예술을 융합할 때 빛은 그 가치가 더 커질 것이다.

2009광주세계광엑스포 ‘시민파빌리온’은 빛고을 시민들이 무한한 상상력으로 다양한 빛의 가능성을 펼쳐 보이는 곳이다. 시민, 학생, 동호회, 아마추어 작가, 미술 작가 등 빛에 관심과 호기심을 지닌 사람이면 누구나 빛 콘텐트를 꾸미는, 시민참여형 전시관이다. 미술가와 다양한 시민계층이 빛을 어떤 시선에서 바라보는지 체험하며 교감할 수 있다. 빛을 주제로 한 이번 엑스포는 생명과 사랑의 빛을 비추는 빛고을 광주의 빛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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