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신춘 중앙문예 단편소설 당선작]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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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역사상 최고의 응모를 기록한 금년도 소설부문 결심에 오른 작품은 모두 15편이었다. 예년에 비해 특징적인 점은 소설의 소재가 아프고 병든 사람들의 삶을 많이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IMF 관리체제 아래서 삶의 어두운 면이 문학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을까 짐작하게 했다.

최종적으로 검토의 대상이 된 작품은 최기숙의 '병원' , 정경옥의 '어떤 게임' , 정성훈의 '소문 마을을 벗어나다' , 원문길의 '사슬끊기' , 이혜진의 '소인국' 등 다섯편이다.

'병원' 은 입원 환자의 삶을 통해 병원 특유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 성공했지만 완성도가 떨어지는 결말 때문에, '어떤 게임' 은 묘사력이 탁월했지만 여전히 완성되지 않은 결말 때문에, '소문 마을을 벗어나다' 는 만수사거리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형상화는데 성공하고 있으면서도 이야기의 구성력이 모자란다는 이유 때문에, '사슬끊기' 는 정리해고의 와중에서 인물의 갈등을 다루고 있지만 이야기를 압축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에 당선권에서 멀어졌다.

'소인국' 은 무너져가는 가족 구조, 탐식증과 거식증의 대비를 통해 순환적 삶의 기괴함이라는 알레고리를 보여준 점에서 당선작으로 뽑혔다.

당선을 축하하며 앞으로의 정진을 통해 큰 작가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심사위원 김주영.이문구.김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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