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 벤처기업에 러시아 과학자들 활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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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첨단 기술로 IMF체제의 높은 파고를 헤쳐나가는 대덕연구단지 벤처기업들에 길잡이 역할을 하는 외국인들이 있다.

푸른 눈의 러시아 과학자들이 그들. 대덕단지의 벤처기업 상당수가 이들을 고용하거나 기술자문 계약을 맺고 제품개발에 도움을 받고 있다.

벤처기업중 러시아와 첫 물꼬를 튼 기업은 다림 (사장 金永大) .멀티미디어 제품을 개발하며 취약한 국내기반기술을 보강하기 위해 6년전부터 러시아로 눈을 돌렸다.

현재 8명의 프로그래머와 4명의 엔지니어 등 12명의 대가족이 함께 일하고 있다.

대부분 시베리아 출신으로 이들중 3명은 가족과 함께 대전에 둥지를 틀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다림의 신제품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다림이 최근 국내최초로 개발한 전기식 가상현실 시뮬레이터인 'VR 라이더' 의 구동장치와 비디오 전자우편을 실현한 '비지빌 오피스' 란 소프트웨어 제작에 기반기술을 제공했다.

러시아인들의 맏형격인 세르게이 신케비치 (41) 는 "한가지 주제에 파고들 수 있는 연구여건이 큰 매력" 이라며 "모두가 한국 생활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고 말한다.

레이저를 이용한 의료기기 제작업체인 원다 레이저 (사장 元鍾旭)에도 연구개발부에 세 명의 러시아 과학자가 있다.

광학과 전기.전자, 컴퓨터 프로그램을 전공한 이들은 5년전부터 개발에 참여해 부품 국산화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미생물을 이용해 폐수정화를 하는 환경업체인 일류기술 (사장 南承燁)에는 러시아 교포 2세인 김용화 (金龍華.52.러시아명 표트르 세르게이비치 김) 국립 이르쿠츠크대학 교수가 기술자문을 맡고 있다.

대전 = 이석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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