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태권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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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 태권도 국가대표 시범단이 4m 높이의 송판을 뒤로 회전하면서 발로 격파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강혜란 기자

"올림픽서 본 태권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역동적이고 재기가 번뜩인다(dynamic and insightful)."

태권도가 그 어느 나라보다 깊숙이 전파된 미국. 그중에서도 유흥.위락산업의 심장부인 라스베이거스 한복판에서 한국의 태권도가 갈채를 받았다. 4월 29일(현지시간)부터 5월 1일까지 리오호텔에서 열린 2005 무술박람회. 한국관광공사와 대한태권도협회가 문화상품으로서의 태권도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참가한 무대였다. 경기와는 별개로 '무예 태권도'의 세계화를 위한 점검인 셈이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대회 이틀째 호텔 안 극장에서 진행된 무술 합동공연에서 태권도 국가대표 시범단의 시연은 단연 압권이었다. 미국 내 자체 기획 공연은 여러 번 있었지만 다른 무술과 나란히 기예를 겨룬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리듬태권, 호신 약속겨루기, 공중 격파 등 '경기 태권도'에서 볼 수 없는 '무예 태권도'의 종합세트가 선보였다. 우슈.무에타이.가라테와 익스트림 마셜아츠 등 미국 내 무예팀이 앞뒤로 공연했지만 태권도의 위세에 눌려버린 느낌이었다. 익스트림 마셜아츠를 7년째 수련 중이라는 패트릭 테일러는 "(단조로운)경기 태권도에서는 느끼지 못한 색다른 수련의 경지를 봤다"며 극찬했다.

무술박람회는 미국 내 2500여 개 무술팀과 130여 개 무술 관련 기업이 매년 벌이는 행사로 올해가 4회째다. 미국태권도협회(ATA) 실무 부회장 빌 클라크는 "경기 태권도는 미국 태권도 시장의 5%가 채 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무도 시장은 오히려 창의력 있고 실용적인 생활 무도를 기대하고 있다"고 무예 태권도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유호윤 태권도협회 기획부장은 "내년에 한국에서 첫 세계 품세선수권이 열리는데, 와서 보니 전망이 밝다"면서 "태권도의 다양화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스베이거스=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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