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축제 준비중인 '나비박사' 정헌청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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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나비 등 곤충에 대해 자연생태 보전차원은 그만두더라도 산업적 측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곤충을 주제로 축제를 만들어 관광상품화함은 물론 곤충 자체를 번식시켜 판매하면 돈벌이가 될 수 있습니다. "

함평군이 내년 5월 열기로 한 나비축제를 준비 중인 '나비 박사' 정헌천 (鄭憲天.41.함평군 농업기술센터 곤충연구소장) 씨. 그는 요즘 축제 때 '나비 1천마리 날리기' 이벤트 등에 쓸 나비의 애벌레.번데기 등을 수집하느라 산과 들을 누비고 있다.

또 12년 전부터 모은 남한의 나비 2백12종 표본 4천여점과 나방.딱정벌레.잠자리 등 각종 곤충 2천5백여종 3만여점을 분류하고 있다.

그는 단순한 나비축제로 그치지 않고 2002년 완공예정으로 대동면에 조성 중인 난 (蘭) 공원안에 나비생태공원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장기적으로 농가들에게 나비사육기술과 씨받이용 나비를 보급, 돈벌이도 하게 할 계획이라고 했다.

"외국에서는 결혼식 때 꽃가루를 뿌리는 대신 수십.수백마리의 나비를 날리고 생일 때 나이 수만큼 나비를 선물하기도 합니다. "

모든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나비야말로 살아 있는 것과 죽은 것 (표본) 모두 돈이 되는 등 훌륭한 '곤충 산업' 이라는 이야기다.

국내가격이 한 쌍당 2만여원인 장수풍뎅이를 일본의 한 회사가 번식시켜 연간 50여만마리 팔고 먹이 판매로도 5억엔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

鄭씨는 대학원에서 수학을 전공했으나, 지난 86년부터 나비에 미쳐 (?) 개인적으로 연구.채집해왔고 10여차례의 전시회를 가졌다.

함평군에 나비 '사업' 을 제안, 받아들여지면서 지난 8월 곤충연구소장으로 특채됐다.

광주 =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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