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5명 - 친박 3명 청와대 인사검증설 한나라 “이번엔 … ” 커지는 입각 기대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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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을 앞두고 한나라당에서 의원 입각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주엔 단순한 하마평이 아니라 청와대가 인사 검증 대상에 올려놨다는 의원들의 구체적 실명이 거론되는 수준으로 진도가 나가고 있다.

당 관계자는 17일 “최근 청와대가 사정 당국에 임태희·정병국·원희룡·서병수(이상 3선), 주호영·나경원·최경환·진영(이상 재선) 의원 등 8명의 인사 검증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중 친이명박계는 임태희·정병국·원희룡·주호영·나경원 의원 등 5명, 친박근혜계는 서병수·최경환·진영 의원 등 3명이다. 대부분 40~50대의 차세대 리더 그룹이다. 당초 친박계에선 허태열 의원이 포함됐으나 본인이 입각을 고사한다는 뜻을 밝혀 서병수 의원으로 바뀌었다는 말도 있다.

이 관계자는 “이들 8명 이외에 이재오 전 의원, 친박계의 김무성 의원, 원내대표를 지낸 홍준표 의원도 입각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무엇보다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라 1차 검증 작업에선 제외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인사 검증을 하려면 당사자들로부터 인사 검증 동의서를 받는 게 필수 절차다. 당사자들은 일제히 “전혀 모르는 얘기다. 청와대로부터 일절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인사 검증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당직자는 “이미 본인들이 동의서를 제출해 검증 작업이 상당히 이뤄졌다고 들었다”며 “본인들이야 그런 내용을 공개할 순 없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당내에선 의원 2~3명 정도가 입각할 것이란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정치인 입각을 건의한 박희태 대표에게 “(개각은) 나에게 맡겨달라”고 한 것도 긍정적인 징조로 본다. 의원들이 갈 만한 자리로는 지식경제부·문화체육관광부·환경부·노동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이날 청와대 인사비서관실은 여당 의원 8명을 대상으로 인사 검증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을 공식 부인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정치인 입각 분위기가 과거 어느 때보다 무르익고 있고 ▶입각하는 의원이 있다면 8명의 명단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24일부터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하면서 청와대와 관계 개선의 조짐이 나타난 것도 친박계 입각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청와대가 친박계 의원을 발탁하려 한다면 박 전 대표와 사전 조율을 거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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