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S '드림스컴트루' 스웨덴과 합작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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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지난해 스웨덴에서는 나일론 비트란 여가수가 부른 '라이크 어 풀 (바보처럼)' 이란 노래가 인기를 끌었다.

에이스 오브 베이스를 연상시키는 레게 비트, 단조와 장조를 교묘하게 넘나드는 코드등이 전형적 유로팝이다.

먼 나라 스웨덴의 노래를 언급하는 까닭은 이 노래가 인기 댄스그룹 S.E.S가 막 낸 2집 타이틀곡 '드림스 컴 트루' 의 모태이기 때문. 이 곡은 스웨덴의 유로팝 귀재 리스토의 작품.

S.E.S 프로듀서 이수만이 지난해 폴란드에 머물고있는 리스토를 만나 이 곡들의 판권을 사들인 것.

이렇게 낯선 외국곡을 사서 국내 정서에 맞게 가공한 뒤 공동작곡으로 발표하는 것은 일본에선 고무로 데츠야 등 인기 프로듀서들의 단골 기법. 하나 국내에선 S.E.S가 처음이어서 가요계의 관심을 모으고있다.

국산 트로트를 팝으로 만들어 해외보급을 시도한 '트롯팝' 의 제작자 임기태씨는 "일본.홍콩에선 보편화된 방식으로, 표절이 아닌 적법한 수입 (輸入) 이란 점에서 가요계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 며 "대만 여가수 소혜륜이 클론의 '빙빙빙' 을 사서 부른뒤 국내에 수출, 히트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드림스…' 도 유럽.일본에 역수출할 수 있다. " 고 말한다.

S.E.S가 부른 '드림스…' 는 유로팝 느낌을 그대로 옮겨 신비스런 맛을 낸다.

리드싱어 바다는 호흡을 절제해서 이국적인 목소리를 들려준다.

힙합 비트에 리듬 앤드 블루스 선율이 주종이던 1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새로운 사운드 소화에 성공함으로써 S.E.S는 가창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여가수 트리오임을 보여주고있다.

2집은 '드림스' 외에도 팝적인 느낌의 새로운 노래들이 많은 한편 슈크림같은 멜로디의 '너를 사랑해' 같은 편안한 곡도 섞여있다.

비평과 흥행을 고루 챙기는 이수만 사단 작품답다.

성공적인 일본 진출로도 화제인 S.E.S는 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바쁜 댄스그룹' 일 것이다.

한.일 양국에서 연달아 음반을 낸 그들은 1주일 간격으로 현해탄을 넘나드는 강행군을 하고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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