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보는 감기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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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양의학에서 감기란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침투해 생긴 감염성 질환. 그러나 한의학에선 인체의 생리기능인 정기 (正氣) 와 바람.온도.습도 등 6가지 외부환경을 의미하는 육기 (六氣) 의 불균형에서 감기가 비롯된다고 본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감기치료법으로 편히 쉬는 안정과 몸을 따뜻하게 하는 보온을 권장한다.

덧붙여 땀을 흘리는 발한법 (發汗法) 도 강조된다.

아랫목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땀을 내는 전통적 감기치료법이 한방에선 근거가 있는 방법이란 것. 경희대한의대 내과 이형구 (李珩九) 교수는 "발한법이 체내에 해로운 사기 (邪氣) 를 배출하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해열제.진통제.항생제 등 양방에서 흔히 처방하는 약물치료는 단지 증상을 가라앉히는 대증요법일 뿐 근본치료는 못된다는 게 한의학의 입장. 李교수는 "특히 몸이 허약한 사람이 감기에 걸렸을 때 약제를 지나치게 투여하면 피로가 가중되고 소화기 장애가 나타나며 감기가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악화할 수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예방법은 서양의학과 같다.

영양섭취와 휴식, 규칙적 운동과 알맞은 실내습도의 유지를 해야 한다는 것.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을 피하고 늘 손을 깨끗이 씻을 것을 권한다.

한의사들은 평상시 냉수마찰이나 마른 수건으로 피부를 문지르는 건포마찰도 감기예방효과를 갖는다고 말한다.

피부가 튼튼해져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커진다는 것. 감기 증상에 따라 치료 한방탕재들도 달라지는데 면역기능을 돕는 데엔 보중익기탕, 소화장애를 겪는 감기환자에겐 불환금정기산, 오한과 발열이 교대로 나타날 땐 소시호탕, 비염이나 축농증이 동반된 감기엔 갈근탕이 처방된다.

대한한의학회는 25일 경희대한의대에서 학술세미나를 갖고 이런 내용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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