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찬밥신세 …APEC정상 안와르부인만 면담신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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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안와르 이브라힘 전 말레이시아 부총리의 구속을 둘러싸고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에게 불만을 품어온 국제사회의 '마하티르 이지메 (집단적인 괴롭힘)' 가 아태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본격화됐다.

서방.동남아 각국 정상들은 17일 개막되는 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회의 의장인 마하티르 총리를 제쳐놓고 안와르의 부인 아지자 여사에게 줄줄이 면담을 신청했다.

'내정간섭' 이라는 말레이시아측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각료들은 도착하자마자 아지자를 만나 안와르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하비비 인도네시아 대통령.크레티앵 캐나다 총리도 아지자 여사 면담일정을 잡아놓았다.

이에 대해 마하티르 총리는 "APEC이 정치바람에 휩쓸려서는 안된다" 며 노골적으로 불쾌한 심기를 표출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최근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이 안와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뒤 국내의 불법체류 필리핀인 노동자에 대한 체포. 벌금. 추방 등 단속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어 또다른 보복시비가 재연될 조짐이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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