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유망주]1.역도 김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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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국경을 초월한 우정 (Friendship beyond frontiers)' 을 슬로건으로 내건 제13회 방콕아시안게임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2월 6일부터 20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65~70개를 따내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내준 2위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히로시마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던 북한이 선수단을 파견, 오랜만에 남북 대결이 펼쳐진다.

한국은 전체 36개 종목 가운데 33개 종목에 7백10명 (선수 5백46명.임원 1백64명) 의 선수단을 출전시킨다.

방콕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 한국의 2위 탈환을 이끌 선수들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국내 역도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하겠습니다. " '역도의 꽃' 무제한급 (1백5㎏이상)에서 아시아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김태현 (29.보성군청) 은 10년동안 젊음과 청춘을 바쳤던 태릉선수촌에서 '방콕' 을 떠올리며 자신과의 싸움에 열중하고 있다.

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 이어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까지 잇따라 제패한 김으로선 남들이 밟지 못한 3연패의 길을 향해 나간다는 가벼운 흥분과 보이지 않는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보성의 황소' 에서 '아시아의 헤라클레스' 로 변신한 김은 그동안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93년 운동에 염증을 느껴 한때 역도를 포기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소속팀 해태음료가 해체돼 실직자로 전락했다.

그러나 바벨의 마력을 잊을 수 없어 김은 다시 일어섰다.

이에 발맞춰 훈련방법도 바꾸었다.

92년과 96년 올림픽에서의 패인은 실전에서의 자신감 부족이었다.

그때까지 김은 하체.허리보강.어깨운동 등 보조훈련에 70%, 인상과 용상 등 실전적인 기술보강에 30% 비율로 훈련을 하다 보니 본게임에서 실패 확률이 많았다.

그래서 김은 기술보강에 70%, 보조훈련을 30% 비율로 조절하며 실전감각과 자신감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김은 올해 인상 (1백97.5kg).용상 (2백50.5kg)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하는 결실을 맺었다.

지난 9월 전국체전을 앞두고 김은 고민했다.

등쪽에 담이 걸려 전국체전에서 무리하면 자칫 아시안게임을 포기해야 하는 위험 때문이었다.

그러나 자신을 성원해준 고향팬을 외면할 수 없어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전을 강행, 3관왕에 오르며 대회 MVP에 선정됐으나 후유증으로 20여일동안 운동을 하지 못했다.

이달초부터 몸이 회복돼 바벨을 잡기 시작한 김은 "이번 방콕아시안게임을 발판으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은 물론 2002년 아시안게임까지 제패하고 싶다" 는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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