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기업 첫 합영 담배공장 설립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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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담배인삼공사가 북한 조선담배총회사와 잎담배 계약경작 및 합영 담배공장 (남포) 을 설립하는 협력사업을 추진중이다.

담배인삼공사의 김재홍 (金在烘) 사장과 안정호 (安定鎬) 기획본부장은 지난 9월 14일 극비리에 방북, 이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담배인삼공사의 이같은 대북사업은 남북한 정부기관 단위의 첫번째 경제협력사업이며, 지난 4월 정부가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해 북한으로의 산업설비 반출을 허용한 이후 가시화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金사장 등은 9월 방북때 북한산 잎담배 7백t을 1백12만달러 (약 14억5천6백만원)에 국내에 들여오는 계약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담배인삼공사측은 황색종 잎담배 건조장치 5대를 북한측에 무상으로 제공했으며 이 북한산 잎담배는 올해안에 국내에 반입될 예정이다.

金사장 등은 합영공장 설립.운영과 관련, 담배인삼공사측이 국내 유휴 기계장비를 제공하고 북한측은 이를 이용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 (OEM) 방식으로 담배를 제조해 북한내 판매 및 러시아.중국 등지에 수출키로 의견접근을 본 상태다.

이같은 사실은 국회 재경위 김재천 (金在千.한나라당) 의원의 담배인삼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과정에서 드러났다.

이러한 공기업 수준의 접촉은 여러 분야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정부의 당국간 접촉 움직임과 맞물려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남북 양측은 9월 협의에서 북한측이 공장부지와 인력을 제공하는 대신 담배인삼공사쪽이 기계와 건물을 공급하며, 공사측이 50% 이상의 지분을 갖는 합영투자 형식에도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측 계획에 따르면 합영 담배공장은 대지 1만평.건평 5천평 규모로 연간 2백40억갑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공사측 기술진이 북한에 상주하면서 생산.운영을 지도한다는 것. 공사측은 광주창의 연갑포장기 4대, 신탄진창의 경갑포장기 1대와 궐련기 5대 등 2백30억원 상당의 공사측 유휴설비를 투자할 계획이며 2백50억원 상당의 신규 가공시설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양측은 이밖에도 종자개량 및 바이러스 감염방지 등 잎담배 경작기술과 향료배합.품질관리등 담배 제조 생산기술에 대해서도 협력키로 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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